책상이 지저분한 이유

나의 첫 사수는 직급이 차장이였다. 차장인 팀장 밑에 사원만 셋이였다. 곧 대리가 될 사원 둘에, 막 사원이 된 내가 팀원이였다. 이제와 생각하니 차장님 복장 터질 일이 참 많았었겠다.

차장님 데스크는 늘 서류더미가 쌓여있었다. 다만 서류가 정리되어 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보고서를 드리면 며칠 뒤에 다시 출력해달라고 하거나 찾아달라고 한 적이 열에 여섯은 되었던 것 같다.

그 정신없이 어지러진 데스크 위에서 나는 하루에 한 번씩 무언가를 찾았다. 보고서를 찾아달라, 아까 봤던 그 서류는 어디에 있느냐, 이어폰이 없어졌다, 그 많던 내 볼펜은 다 어디 있냐, 며칠전에 입던 우의가 없어졌다 등등... 지금 생각하면 참 기가막힌 일들이 많았다. 그런 일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건 차장님이 권위적이지 않고 인간적인 사람이여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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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차장님을 만난 이후로 나도 데스크에 이것 저것 널어놓고 쓰기 시작했다는 것!! 사진으로 보면 엄청 지저분하게 보이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차장님 데스크에 비하자면 아주 깔끔하게 쓰는 수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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