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입니다. 대장인 비트코인도 그렇고 스팀도 코인마켓캡에서 순위가 10 계단 이상 하락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코인 가격이 왜이렇게 떨어졌냐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에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모르기 때문이죠.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답은 대부분 후행적입니다. 상황이 일어나고, 정리된 뒤에 어느 정도 그랬을법한 내용을 갖다 붙이는거죠. 하지만 이런 류의 답은 시장을 이기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후회만 키워주는 것 같습니다.
시장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선행적이어야 합니다.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한발짝, 아니 반발짝이라도 먼저 행동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내다볼 수 없기에 선행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로또를 사는게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유사하게 선행적일 수 있는 방안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변덕이 덜한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를 펀더먼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번 하락장에서 펀더먼털이 어떻게 변했을까요? 저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고 봅니다. 대신 몇 가지 소소한 사건들이 있었을 뿐이죠. 오늘도 비트코인 깃허브에는 개발 커밋이 올라왔고(스팀도 올라왔습니다), 블록체인은 별 이상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난이도가 하락하고 채굴 해시가 빠졌다고 하는데 이는 가격이 떨어진 뒤에 나타난 현상일 뿐입니다. 크게 보면 암호화폐 전반의 펀더먼털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시장만 변덕을 부리고 있는거죠.
다른 하나는 시야를 넓혀서 장기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당장 내일의 시세를 걱정하기보다는 1년, 3년, 10년 뒤를 생각해보는 것이죠. 10년 뒤에 비트코인이 남아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스팀은 어떨까요? 조금 애매한 마음도 들지만 이만큼 쌓아올려진 커뮤니티가 10년을 못 갈 확률은 낮다고 봅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2020년, 2024년, 2028년 이렇게 세 번의 반감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하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 공개된 정보이고 조금만 더 찾아본다면 언급한 내용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붙들고 내 무기로 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분명 지금 왜 떨어졌는지 묻는 사람들은 나중에 왜 오르는지도 물어볼 것입니다. 이런 분들 대부분은 떨어질 땐 떨어져서 못 사고, 오를 땐 올라가서 못 팝니다. 내가 왜 시장에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는 이해하기 위해 시장에 있는 것일까요, 이기기 위해 시장에 있는 것일까요? 돈이 많고, 똑똑하고, 능력있고, 정보가 많고, 빠르고 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살아남고 이기는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모두 이겨낸 자가 되어 다시 웃으며 이야기 나누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