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오늘부터는 @joceo00 님이 개최하는 제2회 천하제일연재대회에 참여하며 <야구, 몰라요>와 <코인, 몰라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야구, 몰라요”는 하일성 전 야구해설위원의 유행어입니다. 드라마틱한 역전이 있을 때나 본인 예측이 빗나갔을 때 “아~ 야구 정말 몰라요”라며 자주 쓰던 말인데요. 쉽게 예측이 불가한 야구판이나 코인판에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알못, 코(인)알못인 저의 시점에서 잘 모르는 이야기를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joceo00 님이 제2회 천하제일연재대회 참가자 소개에도 쓰신 것처럼 세이버메트릭스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는 빌 제임스가 창시한 SABR(The 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라는 모임에서 만들어진, 야구를 통계학적/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이다. 세이버메트릭스는 빌 제임스가 창시한 이래로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으며, 이제는 단순한 개인의 취미 차원을 넘어서 야구 전반에서 쓰이고 있을 만큼 널리 퍼져 있다. 창시되었던 1970년대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였으나, 1980년대를 넘어 199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야구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출처: 위키피디아)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해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영화 <머니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주연배우인 브래드 피트 외에도 조나 힐, 크리스 프랫처럼 지금은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옵니다.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에서 저비용 고효율 야구의 정석을 보여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세이버메트릭스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전형적인 스몰마켓 구단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팀의 프리에이전트가 된 간판스타들을 잡을 재정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이버메트릭스에 주목하게 됩니다. 홈런치는 강타자, 도루하는 발빠른 선수, 타율과 타점이 높은 선수들이 고평가받던 시절, 빌리 빈 단장 (브래드 피트)은 출루율이 득점생산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저평가받던 선수를 값싼 가격에 사들여 팀 전력을 구성합니다.
그 때 당시만 해도 빌리 빈 단장의 팀 구성은 괴짜의 도박으로 치부당하기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던 내부의 저항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오랜 시간 야구선수를 선발하는데 있어서 직접 스카우트의 눈으로 선수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는지, 얼마나 멋진 스윙을 하는지를 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왕도가 없었습니다. 경험 많은 스카우트의 직관에 의존해 선수의 잠재력을 판단하던 시절, 책상에 앉아 컴퓨터 스크린에 나오는 숫자만 보고 선수를 선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그토록 원했던 월드시리즈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20연승에도 성공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둡니다. 팀연봉 총액이 몇 배는 높은 팀들과 맞붙어 일궈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성공은 야구선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존재했던 세이버메트릭스가 비로소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던 야구계에서도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30개팀의 단장 중 절반 가까이가 현장 노하우와 경험 많은 야구선수나 코치 출신이 아닌, 통계와 확률에 전문성을 가진 고학력자들입니다. 빌리 빈의 영향일까요. 이런 파격 인사는 십여 년 전부터 트렌드처럼 이어져왔는데요.
테오 엡스타인은 서른의 나이에 보스턴 레드삭스의 단장이 되어 86년간 우승이 없던 팀의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습니다. 그리고는 시카고 컵스로 자리를 옮겨 108년간 풀리지 않았던 ‘염소의 저주’까지 깨트리고 컵스를 우승시켰습니다. 앤드류 프리드먼 역시 서른의 나이에 스몰마켓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의 단장을 역임하여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비야구인에다가 경험까지 미천한 젊은 단장들의 성공사례는 세이버메트릭스라 일컬어지는 데이터 과학 없이는 설명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나라 야구팀 중에서도 NC 다이노스는 외국인선수 선발에 데이터분석팀을 적극 활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도 한 때는 빌리 빈 단장의 이름을 딴 빌리장석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KBO 머니볼의 대명사로 불렸었죠. 우리나라 프로야구에도 비야구인 단장 전성시대가 올지 궁금합니다.
오클랜드의 성공이 야구계에 반향을 일으켰다면, 영화 머니볼은 보통의 야구팬에게도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해 좀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같은 야알못도 세이버메트릭스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다음 포스팅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세이버메트릭스를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