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주의]
내 유치원 시절 모습. 보다시피 아직은 한국이었고.
밖에 나가서 노는 걸 싫어했고, 집에 있으면 거의 책 읽거나 내가 책을 만든답시고 종이에 글 쓰고 그림 그리고 그랬음. 밖에서 애들이 부르면 귀찮았고.
유치원 가면 그나마 전쟁 놀이가 제일 재미 있어서 많이 했는데 그때부터 여자애라고 제대로 안 놀아주고 살살 다루는 게 느껴지더라. 지금 생각하면 뭐 안 다치게 놀았으니 그냥 고마운건데, 그땐 좀 섭섭했지. 다른 애들한테 섭섭했다는게 아니라, 제대로 놀 수 있게 남자 아이였으면 좋겠단 생각을 종종 했었던 듯, 그때는. 엄마가 드레스를 자주 입혀서 행동에는 제약이 많이 따랐지만서도.
내가 장녀라 그런지 어릴적 사진이 무지 많은 편인데 필름 따위는 잘 챙겨놓지도 못했으니까, 예전에 스캔 떠놓은거라도 가끔 박제해놓고 싶어. 특히 이 사진에서 내 무덤덤했던 성격이 잘 보이는 듯.
이미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저기 나온 아이들이 혹시 보고 싫어하진 않겠지? 개인적 생각이지만, 내 생일 때라 그런지 나 뻬곤 다들 확실히 알아보기도 쉽지 않게 나온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