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에 가입한 지 두 달여가 지난 것 같다. 나는 겨우 두 권을 책을 낸 초보작가다. 네이버 블로거에서 스팀잇으로 넘어 오게 된 이유는 바로 "보상" 때문이다. 다들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경제적 측면의 보상이 끌렸다. 하지만, 조금씩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사람들의 반응, 호응, 감사 인사, 댓글, 보팅의 주는 응원 그 자체가 즐겁다.
여전히 스팀잇과 블로그를 비교중이다. 블로그에는 여전히 포스팅한 글의 조회수에 비해, 댓글과 공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세상은 너무 편의점의 인스턴트 음식처럼 소비되고, 만나고 헤어지고 있다.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에게 도움을 준 상대와 상대방의 글에 대한 감사 인사를 나누는 것은, 시간 소비라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어서 빨리 일을 해야, 시간당 최저시급 6천 얼마가 지급될 것이다.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즉각적인 댓글이 좋아서 스팀잇엔 많은 고민, 최대한 솔직한 글을 작성해왔다. 스스로가 노출된 블로그에서 벗어나, 50%정도 익명의 스팀잇 생태에서, 마음껏 글을 다양한 글을 써 보았다. 글 자체를 쓰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 이 두 가지가 글쟁이들에게는 행복이자, 큰 목적이다.
"양질의 콘텐츠 생산자에게, 합리적인 보상을!" 이란 스팀잇의 철학을 믿었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가지 불만이 생긴다. 시스템 관리자나 한국 관리자들이 나의 불평, 불만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른다. 다만, 오랫만에 가슴 뛰었던, 매력덩이 스팀잇이, 야후처럼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스팀잇을 위한 발전적 비판"을 남겨본다.
내가 느낀 스팀잇의 발전적 비판 첫 번째 주제는 바로.. 광고성 글을 남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에게 글이란, 생각과 관념의 정리 도구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논리과 감성을, 적당한 비율로 요리하고, 적당한 순서로 나열하는 재미있는 놀이다. 하지만 이것은 많은 생각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내가 스팀잇에서 본 인기 있는 글, 인정 받는 글이란, 고래가 좋아할 만한 글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광고성 글들이 많았다.
연대장님이 오시니, 숲 속에 잔디를 파와서라도 진지공사를 깨끗하게 마무리 해라. 장학사가 오시니, 수업을 보다는 교내외 청소를 깨끗하게 해라. 고래님이 오시니, 생각하는 글보다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는 글을 써라?
쉽게 말해, 보여주기식 글들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더욱 더 보여주기식 글을 써 가고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글이 존재한다. 나의 글쓰기 철학이 옳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하지만, 낚시를 하는 듯한 자극적인 제목과 그에 비해 떨어지는 정보량과 감흥 없는 글들이, 상대적으로 진솔하게 찬찬히 쓰여진 글보다 많은 보상을 받았다.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지 사람들의 탓이 아니다. 7일 이내의 보상, 7일이 지나면 작가는 아무런 수익을 얻지 못한다. 이효리처럼 10분안에 사람들을 유혹할 만한 자극적인 글, 이목을 집중할 만한 글, 긴 글보다는 적당히 읽어 내려갈 글이 유효하다. 어디에서든 꼼수는 있기 마련이다.
7일 이후에도, 글쓴이는 보상을 받아야 필요가 있다. 7일 이후에도 사람들은 글쓴이의 콘텐츠를 보고, 감사하고, 보팅하고 싶어한다. 음악이든 책이든, 창작자는 지속적인 보상을 받는다.
처음에 주어지는 보상만 제공되고, 이후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 그것이 아무런 보상이 없다가, 차후에 서서히 쌓이게 되는 여타의 다른 블로그와의 차이가 있을까? 아침에 사탕을 3개 주는 것과, 저녁에 사탕을 3개 주는 것이 차이를 넘어선다. 왜냐하면 미래의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요즘 다시 고민이다. 스티밋에 지속적으로 글을 쓸까라는 고민을 하다... 차라리 사탕을 나중에 먹더라도, 더 많은 사탕을 줄 지도 모르는 다른 플랫폼으로 가야할 까? 차라리 전자책으로 글들을 모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