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허그3] 불쾌한 제목의 반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책 한권 세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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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짢을 정도로 자극적인 제목.
  2. '명작, 벅찬 감동, 뛰어난 작품성'이라고 표현 할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3.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불편한 이 제목에 대해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는데,(제목이 사실 90%는 다 했다고 본다.) 작가는 제목을 먼저 지어놓고 나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부러 이렇게 자극적으로 지을 수밖에 없었다는 건데, 무명의 신인 작가가 자신의 소설이 독자들로 하여금 일단 작품이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까지 됐으니, 작가의 의도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췌장암에 걸린 소녀와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소년 간의 풋풋한 우정소설, 성장소설 정도로 볼 수 있다. ‘췌장암에 걸린 소녀’라는 부분에서 통속적인 전개와 뻔한 결말이 예상되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췌장’이라는 주제로, 이토록 풋풋한 전개를 한 작가의 상상력은 재미있었다. 억지로 감동을 쥐어짜내려는 부분이 있었다면 분명 거부감이 들었겠지만, 소년과 소녀의 대화가 너무 과하지도, 진부하지도 않게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게 좋았다. 명작, 벅찬 감동, 작품성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지만, 소소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낸 따뜻한 소설이다.

“근데 지금 그걸 안 하고 있잖아. 너나 나나 어쩌면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는 너나 나나 다를 거 없어, 아마도. 하루의 가치는 전부 똑같은 거라서 무엇을 했느냐의 차이 같은 걸로 나의 오늘의 가치는 바뀌지 않아. 나는 오늘, 즐거웠어.”(p.20)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시한부의 하루는 내 하루와 다른 것처럼 특별하게 여긴다. 하지만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면에서 모두 같고, 그렇기에 오늘을 대하는 태도는 모두에게 소중해야 맞다. 하루의 가치는 모두 같다.

“산다는 것은……”
“……”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p.222)

“어제 텔레비전에서 봤거든. 옛사람들은 어딘가 안 좋은 곳이 있으면 다른 동물의 그 부분을 먹었대. 간이 안 좋으면 간을 먹고, 위가 안 좋으면 위를 먹고, 그러면 병이 낫는다고 믿었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p.13)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고백

스미노요루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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