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2.
@gilma의 생각 달리기

무지막지하게 쏟아진 눈에 제주 항공길이 얼어붙어버렸습니다. 자연이 주는 생각치도 못했던 이벤트들은 정말 무섭고 두려운 것 같습니다. 지난 해 있었던 지진이라던지요...
자연에게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너무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잘못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무시하고 낭비하고 훼손하고 당연한 내 것 처럼 사용하고 있죠. 그럼에도 그에 대한 반성이 깊어지지 않고 그에 대한 변화가 쉽게 나타나지 못하는 것은 그러한 부정이 우리에게 주는 편의와 이익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부정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도 지금 우리 삶에 익숙해져있는 가치관과 이념에 따르면 그것이 부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부정(不正) : 자연을 올바르지 않게 사용함의 부정
- 부정(否定) : 자연을 잘못 사용한다는 주장에 아니다!라고 부정
- 부정(不淨) : 자연은 깨끗하지 못하고 더러워짐을 의미하는 부정
책에 나오는 부정의 정의는 아닙니다. 제가 막 적어봤습니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이 책은 우리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반성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단순한 책이 아닙니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서 그 동안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들을 발견하고 탐색함으로써, 우리가 낭비하고 더럽히고 했던 것들을 되살릴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자, 일본인 모타니 고스케는 里山資本主義 日本經濟は「安心の原理」(산촌에서 찾은 또 다른 자본주의)를 통해서 자본주의의 한계로 발생하는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산촌자본주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산촌자본주의라는 말은 우리나라에 출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며, 里山資本主義에서 는 사토야마(里山)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숲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숲 혹은 산촌으로 번역한 것이 적당하다고 보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숲/산촌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지탱하는 자본주의를 끌어안아 주겠다는 의미인데요. 책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경제는 풍요로운 삶을 잘사는 것으로 인식한다. 아끼기 보다는 사용하고 활용하고 소비해야 경제가 돌고 그로 인해 사용자의 이익은 더욱 확장된다는 것.. 물론, 저자의 이러한 시작이 조금은 지나치지 않는가..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래서 당신이 주장하고 싶은게 뭔데... 거대 사회를 오차없이(물론, 경제논리에서 떨어져나간 낙오자들은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긴하지만...) 잘 돌리는 그 논리를 타파하고 새롭게 무엇을 주장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네요.
읽는 동안에도 다들 산촌에 들어가서 옹기종기 이웃과 어울리며 텃밭에서, 산에서 뜯어온 야채, 약초 나눠먹고 정겹게 살아야 하는것인가...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전 좀 까칠한 독자니까요...
이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저자가 이런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합니다. 농촌이 못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급자족이라고 하죠.. 자연이 자정작용을 하듯, 농촌 역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가지는 새로운 욕심은 농촌에 필요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싶게 만들고 그런 물건을 가지기 위해 불평등한 경제거래가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농촌은 못살게 되었다구요.
가령, 논 밭에 많은 야채가 흐드러지게 있습니다.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신선한 토마토를 따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경제논리에 의해 공장에서 찍어내어진 냉장고가 좋아보이고 가지고 싶어진다는 것이죠. 맛있는 쌀과 보리, 고구마 감자가 있는데.. 라면도 맛있고 좋아보인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가지고 있는 것을 팔아서.. 자연이 정해주지 않은 가격이 붙어있는 비싸고 불공평한 거래를 시작하다보니.. 가난해졌다고요.
절대 틀린 말이 아니지요. 그 가운데는 인간이 가지는 욕심이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이틀동안 책을 틈틈히 읽고, 어제 저녁부터 어떻게 정리해서 올려드리면 이해가 쉬울까 고민하느라.. 책 내용 위주로 고민하느라.. 많은 생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스팀잇이라는 이 공간에서 우리가 가지는 욕심도 불공평한 거래를 만들지는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소위 우리가 고래라고 부르는 스팀과 스달을 많이 가져서 스파가 높은 분들이.. 지금 우리 사회와 비교했을 때, 냉장고를 팔고 라면을 만들어내는 대기업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TV를 통해 잡혀간 경제인들의 손목에 찬 차가운 수갑을 보면서 가진자들이 세상을 망치고 있어... 저놈들 때문에 우리가 힘들고 하루 벌어먹고 살기가 어려워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서도 또 그런 사람이 될 방도는 무엇인지 잠을 줄여가면서도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어려운 사회이지요...
이 어려움이.. 실생활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이 사회의 어려움이.. 이 공간.. 스팀잇에도 들어와 있음을 하루하루 목격합니다. 어떻게 지내는 것이 옳은지...

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봅니다. 저자가 쓴 것인지.. 동아시아라는 출판사가 적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겉표지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편리한 도시생활을 버리고 시골생활을 시작하라는 것이 아니다.... 도시 생활자들에 생활과 가치관을 뒤돌아보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라는 의미라고...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운동복을 걸쳐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