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형님, 큰아버지가 운영하셨던..
목공소 앞에서... 젊은 날의 아버지 사진이다.

5살에 8.15 해방을 맞고,
10살에 6.25 전쟁을 겪었던 아버지는..
평생 감자와 옥수수, 수제비를 안드셨다.
전쟁통에 하도 자겹게 먹어서 쳐다보기도 싫다고 했다.
6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 홀로 무려 7남매를 키웠으니..
그 고생이야..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이미 10대 때에..
양계장에서, 술도가에서 일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학하여.. 개천에서 용 나듯이...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셨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에,
그것도 서울로 상경 했으니..
가문의 영광(?!) 이긴 했으나..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어서..
군밤, 군고구마 장사를 비롯하여..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학비를 벌었다고 했다.
어릴 때 이런 이야기들을 아버지로부터 들을 때는
맨날 같은 소리에, 지겨운 레파토리라고...
그로부터 시작되는 시끄러운 잔소리들이
듣기 싫다고, 짜증 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내 나이도 반백년을 향해가고...
살면서 이런저런 세상사를 경험하고 난 뒤에,
다시 되새겨보게 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정말로 가슴 뭉클해지는 것 같다.
우리 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들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맞물려서...
정말로 청춘을 바쳐,
무수한 고난에 맞설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존경받아 마땅한 우리네 아버지들.
오늘은 조용히 다가가서...
가만히 손이라도 한번 꼬옥~ 잡아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