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1. 있을 수 없는 일(2)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kims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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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실 청소를 같이 하는 친구는
언젠가부터 그 선생님 이야기를 자주 꺼내더니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 것 같아!”라고 말하더니,
왠지 등 뒤에 각목을 숨기고 다닐 것 같은 표정을 가진 남자 수학선생님의 책상 위에
선물을 놓고 왔다.


1.

있을 수 없는 일(2)

선생님 책상 위에
살포시 놓인
고급스런 연보라색
종이가방.

수줍은 듯 부끄러운 미소를 띄는 친구에게
물었다.

“저 쌤이 그렇게 좋아?”
“쌤이랑 문자도 주고받아. 자주는 아니고.”

‘언제 저 쌤이랑 저렇게 친해졌지?’

“문자를 한다고? 무슨 얘기하는데?”
“그냥 수학 문제도 물어보고.”
"아...(끄덕끄덕) 저건 무슨 선물인데?"
"이번 주말에 생신 일걸? 편지썼고, 선물은 비밀!"

처음으로 핸드폰을 가진 친구가 부러웠다.

당시 나는 핸드폰이 없었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면 선생님이랑 개인적으로 연락도 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교무실 청소를 같이 하는 친구와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
절친까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니
처음보는 친구들이 만나게 되니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우리는 절친 비스무리하게 되었다.
청소구역이 같으니 아침에 등교해서 제일 처음 말을 거는 친구였다.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된 우리는
점심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자주 나눴다.

그리고 어떻게 얼마나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과 친한 건지 포착 할 수 있었다.

친구는 신기하게도
숨었다가 갑자기 나타나 선생님을 놀래키고
선생님을 만나면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대화도 덧붙였다.
그럴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친구는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 수업을 들었다.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은 A반을 수업하셨고
나는 새로 오신 여자 수학선생님이 수업하시는 B반이었다.

친구는 A반이었기 때문에 수학 문제집을 들고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에게 매번 질문하러 갈 수 있었다.
모의고사를 치르고 난 뒤 질문을 하러가는 친구를 따라갔다.

왠지 등 뒤에 각목을 숨기고 있을 법한 표정을 가진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 앞에 서서
선생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질문할 수 있는 친구가 부러웠다.
수준별 수업 A반인게 부러웠다.
그 친구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을 찰랑거렸고
하얀 피부에 빼빼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자주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꽤 털털하고 장난끼도 많지만 착했다.
심지어
핸드폰도 가지고 있는,
핸드폰으로 선생님이랑 연락도 하는
친구 옆에 설 때마다 사실 내가 향단이 같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날

선생님이

날 보고

웃었다.

_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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