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인 시세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보면 맘상할 것 같아서 차트를 안본지 벌써 두달이 되가는 바람에 어떤 코인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그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제가 종 예외주의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데, 마치 코인판을 보는 것 같아 다음 글을 연재하기 전에 막간으로 글을 하나 던져봅니다.
다음은 [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2) : 종의 분화에서 썼던 내용 중 일부입니다.
그림을 잘 보면, 인간의 유효집단크기(8,000)가 다른 유인원 종에 비해 무척 적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곧 인류가 최근에서야 번성하기 시작했으며 과거에는 거의 멸종에 가까운 고난을 겪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인류의 개체 수는 70억까지 늘었지만, 이와 같은 번성은 유전적 다양성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잠시 동안 일어난 일임을 유추할 수 있다. 오히려 사람과(Hominidae) 유인원은 역사적으로 침팬지와 고릴라가 가장 번성하였고, 우리 과(family)의 대표 주자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침팬지의 한 아종인 중앙 침팬지의 Ne가 3만 마리이고, 고릴라의 한 아종인 서부 저지대 고릴라의 Ne가 2만 마리이다. 한 아종의 다양성이 인간 종 전체의 다양성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류의 역사는 떡락에 떡락을 반복했던 역사입니다. 그림에서 보듯 침팬지와 갈라선 약 5백만년 전부터 인류는 실낱같은 목숨을 연명해왔습니다. 생존의 패러다임을 두뇌로 옮겼지만, 사실 이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습니다. 근육에 투자한 침팬지와 고릴라가 훨씬 잘나갔지요. 우리 사람속(Homo) 동물들은 24종으로 분화되었지만 살아남은 종은 우리 호모 사피엔스 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모두 알다시피, 인류는 드디어 떡상을 해냈습니다. 두뇌에 한 가치투자가 빛을 본 것입니다. 지금 현재 인류는 70억명에 이릅니다. 유전적 다양성은 시간이 걸려야 회복되는 것으로, 현재 우리 인류가 얼마나 급속도로 인구가 증가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게 얼마나 엄청난 떡상인지는 다음 그래프가 잘 보여줍니다.
인류 대부분의 역사는 백만명이 채 안되는 상태로 살아왔고, 농업혁명 이후 터진 포텐셜로 기원후 1세기에는 1억7천명까지 이릅니다. 물론 이후의 역사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인구가 잘 상승하다가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으로 인구가 반토막나기도 하고, 각종 대학살도 일어납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대학살 당하기도 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전부 학살당하기도 합니다. 각종 전쟁으로 인구는 꾸준히 부침을 겪어왔습니다.
그리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인류는 지금의 70억 인구에 도달합니다. 10억명에 이르는데 20만년이 걸렸지만, 70억명에 이르는데는 고작 200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마 침팬지로부터 분기된 시점까지 합치면 인류의 5백만년에 가까운 시간을 바닥을 치면서 기다려온 것입니다.
여러분, 인류는 가치투자의 살아있는 표본입니다. 올바른 가치를 가진 투자대상은 버티고 버티면 결국 빛을 봅니다. 가치투자의 표본인 인간으로서 가치를 믿고 기다려봅시다.
P.S. 원래 오늘 [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4)를 올리려고 했는데, 어제 머리가 너무 아파서 하루 종일 잤습니다. 요즘 왜 두통이 자꾸 찾아오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조금 쌩뚱맞지만, 연재를 대신해, 투자를 응원하는 측면에서 뻘글 하나 남깁니다.
P.S.2 이럴때일수록 교양과학글을 느긋이 읽으며 마음을 다스려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3) : 이기적인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