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노 입니다.
가끔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간이
자신의 시간과 잘 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나를 위주로 할 것인지 상대방를 위주로 할 것인지...
중요도를 저울질하게 될 때가 있지요.
저에겐 20년 가까이 된 지인이 있습니다.
저 보단 젊지만 밝은 성격에 싹싹하고 사려심도 깊어서
형편에 따라 한달에 한번이나 일년에 몇번
함께 점심도 하고 밀린 이야기도 하는 몇 안되는 한국지인 입니다.
그 지인이 허리 통증으로 고생을 하다 결국 얼마전 수술을 했습니다.
20대에 이어 두번째 디스크로 수술인데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가족 모두가 고생이고
특히나 엄마가 아프면 가족의 먹거리가 가장 고민인 것 같습니다.
뼈 관련 수술이니 우족을 넣은 사골국이 좋을까 싶어
아주 진하고 맛있게 잘하시는 분께 부탁해 배달도 해 봤는데
지인의 회복이 빠르질 않네요.
사실 제가 요즘 손목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
저도 도움을 받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식당서 테이크 아웃 음식에 질려하는 지인 가족을 위해
오후 치료시간을 빼먹고 지인의 저녁 식사시간에 맞추려
부지런히 한국 집밥을 흉내내 봤습니다.^^
하루저녁 핏물을 빼고 한번 삶아 쌰워로 불순물을 제거했습니다.
조금 귀찮고 번거로와도 이 과정을 거쳐야
누린내나 잡내가 없는 맛있는 갈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메인으로 쓰일 갈비찜 완성 입니다.
통마늘 하나가 뒤적이다 깨졌네요.^^
올리브오일에 마늘 기름을 먼저 내고
마늘 향이 배인 오일로 볶아 준 버섯볶음 입니다.
한국처럼 월동초니 섬초니 하는 시금치가 없어 아쉬운
그냥 시금치 입니다.^^
음식들이 너무 순한 것만 있어서 매콤하게 무친 콩나물.
한국 사람들은 콩나물은 늘 먹게 되지요? ^^
찌게나 국 종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풋배추를 쌂아 넣고 끊인 된장찌게 입니다.
된장과 고추가루는 한국에서 직접 농사 짓는 분이 매년 보내 주시는데
한국 전통 집된장이라 된장 맛이 아주 좋습니다.
마무리로 칼칼한 맛이 나게 풋고추를 조금 넣었습니다.
이왕 하는 길에 아이 도시락 준비도 미리했습니다.
음식은 필이 받을 때 해야...^^
버터에 구운 양념 닭가슴 살과 셀러드 입니다.
학교 카페테라이가 매번 비슷한 메뉴이니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좋아 합니다.
지인 가족에게 갈 음식은 일회용 용기를 사용 했습니다.
예쁜 그릇에 담아 주면 더 맛나 보이고 보기도 좋은데
빈그릇을 돌려 줄 때 혹시라도 맘을 쓰게 될까봐...
음식엔 프리젠테이션도 중요한데 모양새는 좀 빠지네요.^^
차가 흔들리면 혹시라도 찌게 국물을 흘릴까
새색시처럼 얌전하게 조수석에 앉아 트레이를 모시고 전해주고 왔네요.
기본적인 김치나 저장식품은 지인 집에도 많아서 생략 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문자가 왔습니다.
식구들이 너무 맛있게 먹느라 대화도 없이 밥을 먹는다고.
너무너무 감동 감사...라고 보냈네요.
흔한 음식도 오랫동안 못 먹으면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또 아무리 식당이 많아도 집밥과는 다른 맛인 것 같고요.
손이 작은 저라 음식을 넉넉히 하려다 보니 좀 허둥지둥 했지만
작은 것이라도 지인이 필요로 하는 시간에 줄 수 있어서 저도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맛난 식사하시고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