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노입니다.
겨울내 정원과 숲길을 덮고 있던 눈이 말끔히 사라지고
누런 잔디밭이 햇살을 받고 있는 주말 이른 오후였습니다.
외출을 하려던 남편이 조용한 소리로 저를 부르며 한곳을 손가락질 합니다.
잠깐의 순간이였지면 곧 왠지 알것 같은 기대감^^
고개를 돌려 눈이 마주치자 유리문에 막혀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야옹~ 야옹~ 하는 입모양이 보입니다.
그리고 어서 문을 열어보라는...^^
두달 더 넘게 오지 않다가(아마도 눈땜에)
오랜만에 찾아 온 녀석을 살펴보니
벼룩과 진디기 방지용 목띠가 새로 바뀌였습니다.
몸에 칲도 있고 목띠 교환을 잘 해 주는 것을 보니
주인의 관리를 잘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아이를 외출냥이로 자유롭게 키우는 것 같습니다.
바깥 출입을 해서인지 털관리가 좀 않되있고
예전보다 많이 말라 보이네요.
먹이에 별 관심이 없었던 아이지만
그루밍으로 목에 걸려 있을 헤어볼 제거에 도움이 될 먹이를 주고
다음은 우리 큰 냥이가 먹는 요로결석 예방용 먹이 입니다.
마른 사료를 먹었으니 물도 주고
이젠 반가움을 나누어 봅니다.
온몸으로 좋아 어쩔 줄을 몰라하며
앞발론 제 손을 잡고 손가락을 살짝 물었다가 놓고
이녀석 발톱이 날카로운 걸 기억하고 얼른 두꺼운 겉옷을 걸쳤더랬죠.^^
테이블 위에서 뒤집어 지고
제 품으로 올라와 안기고... 아기 같지요? ^^
사진 찍다가 난간 틈으로 빠져 떨어지려는 것 잡아주고
좁은 난간 위에서 뒤집다 떨어지는 것 잡아주고
요기서도 뒤집다 떨어질 것 잡아주고...
한국 아파트의 2.5층 쯤의 높이라 유연한 냥이라도 떨어지면 다칠텐데
시도 때도 없이 좋다고 배를 뒤집습니다.ㅎㅎㅎ
한시간 이상을 함께하다 이젠 됐다는 듯 슬그머니 자리를 뜹니다.
떠나는 뒷 모습을 보며
"잘가 베이비야~ 또 놀러 와~~" 하고 인사를 했는데
제 목소리에 뒤돌아 잠시 올려다 보더니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베이비야 나 이제 시간이 없... ㅎㅎ)
결국 조금 더 놀더니 바람에 굴러가는 마른 나뭇잎을 잡으려
후다닥 뛰어가며 사라졌습니다.^^
고녀석~^^ 황당하게 가버리네...ㅎㅎㅎ
저희를 기억하고 찾아와 주는 이 아이가 참 기특하고 예쁩니다.
어쩜 혼자 찾아왔다 저희를 못만나고 간적도 있을 수 있겠다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
덕분에 잠시 행복한 시간을 갖었네요.^^
좋은 한 주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