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슈아 : 백은의 드라기온...!
렌 : 흐으음... 본 적이 없는 색이네.
조제트 : 곤란하네... 아르세이유 이상의 속도야. 이대로 가다간 따라잡힐 거야.
뮐러 : ...붙들렸다간 귀찮아질 거다. 저 기체는 아르세이유를 한차례 격추시킨 적이 있다.
율리아 : ...큭... 공중전 준비! 반전하며 적 기계룡을 요격한다!
길버트 :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율리아 : 어...
케빈 : 뭐, 뭐고 형씨... 뜬금없이.
길버트 : 훗훗훗... 드디어 너희에게 이 나의 진정한 실력을 선보일 때가 온 것 같군.
케빈 : 허...
에스텔 : 괘, 괜찮아!?
리스 : ...아래쪽 의무실에서 쉬는 게 좋지 않을지?
길버트 : 하하하! 뭐, 거기서 보고 있어라! 진정한 히어로의 활약을!
아넬라스 : ...가 버렸어.
에스텔 : 뭐, 뭐야...?
[아르세이유 갑판]
길버트 : 후후후... 드디어... 드디어 내가 주역을 맡을 때가 온 것 같군...! 만일 이 세계가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다면... 오너라! 창공보다 더 푸른! 운해를 가르는 나의 날개여! ...하하하! 잘 왔다, G-아파슈! [몸을 먹는 뱀] 소속, 제38강화엽병부대 중대장, 길버트 스타인... 지금부터 적 기계룡의 교란 및 요격을 실시하겠다!
[아르세이유 브리지]
에스텔 : ...(뻐끔뻐끔)
케빈 : 그때 그 인형병기인가...!
리스 : 설마 사람이 탈 수 있었다니...
조제트 : 그, 그때 그 기체...!? 역시 살쾡이호를 습격한 건 저 녀석이었어...!
렌 : 흐으음, 그래도 제법 머리를 잘 굴렸네. 저거, 기동성만 보면 드라기온이랑 막상막하야.
리스 : 훌륭해...!
셰라자드 : 와, 제법인데!
애거트 : 헤... 겁쟁이인 줄로만 알았더니만 제법 근성있는 놈이잖아.
아넬라스 : 응응! 다시 봤어요!
뮐러 : 흠, 하지만 저걸로는 격추하긴 어려울 것 같군.
율리아 : ...그렇군요. 역시 이쪽도 반전해서 요격하는 편이...
길버트의 목소리 :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잖아!
율리아 : 아.
길버트 : 됐으니까 가! 어차피 내가 따라가 봤자 전투에는 그다지 도움이 못돼! 그렇다면 여기서 화려하게 활약해 주지!
율리아 : ...너...
길버트 : 뭐, 격추시키진 못해도 이대로 교란시키는 건 가능해. 적당히 상황을 보다 이탈해서 그쪽을 쫓아가도록 하지.
율리아 : ...알겠다. 무운을 비마.
길버트 : 훗, 그쪽이야말로!
에스텔 : 길버트...
진 : 이거... 멋진 장면을 가져갔군.
조제트 : 뭐, 저 녀석 실력이라면 아마 걱정할 필요 없지 않을까? 우리 살쾡이호도 제법 고전했었으니까.
케빈 : 하긴... 지금은 형씨를 믿어 볼까.
리스 : ...가급적 무사하기를 여신께 기원하기로 하지요.
율리아 : ...그래. ㅡ기관, 다시 전속력! 이대로 목적지까지 단숨에 돌파하자!
임시 승무원들 : 예스 맴!
길버트 : 훗... 이거야말로 히어로의 묘미... 아아!! 나는 왜 이렇게 근사한 걸까아아!! 응...? 자,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반칙이잖아!? 잠깐 아르세이유! 미안! 역시 방금 그거 취소! 아니, 벌써 통신 범위를 벗어났잖아! 우와아아앙! 살려줘요, 여신니이임!!
에스텔 : 어라... 방금 무슨 소리 안 들렸어?
렌 : 그래? 렌은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
조제트 : 전방 120세르쥬에 거대한 구조물을 감지...! 아무래도 목적지 같은데!?
율리아 : 슬슬 육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군... 요슈아 군. 카메라를 돌려봐 다오.
요슈아 : 알겠습니다. 최대 줌으로 목적지를 포착 개시... 잡았습니다! 모니터로 보내겠습니다!
에스텔 : 뭐, 뭐야 저게!?
티타 : 와아...! 옛날 이야기 속 광경 같아...!
클로제 : ...궁전... 아니, 굳이 말하자면 성이라 불러야 할까요...
리샤르 : 망막한 황야에 우뚝 솟은 [환영의 왕] 의 성인가...
올리비에 : 훗, 꽤나 낭만을 불러일으키는군.
리스 : 저기에 언니가...
케빈 : 그래... 틀림없겠제. 그건 그렇고... 꽤나 만만찮은 걸 세워 놨데이...
율리아 : 자... 케빈 공, 어떻게 할까?
케빈 : 그렇군요... 주의하며 접근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아보지예. 아마 [환영의 왕] 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율리아 : ...알겠다. ㅡ아르세이유, 감속 개시! 목표 지점에 도달하거든 주회 비행에 들어가도록!
임시 승무원들 : 예스 맴!
[환영성 현관]
요슈아 : 여기가... [성] 의 현관인가 보네.
에스텔 : 어, 어째 떡하니 입구가 있는뎁쇼...
리스 : 이 구조... 아르테리아에 있는 대성당과 흡사한 의장이로군요.
케빈 : ......
리스 : ...케빈...?
케빈 : 루피나 누나... 아니ㅡ [환영의 왕]! 안에 있는 건 이미 안다! 내는 이제...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을 기다! 이쯤에서 적당히 끝을 내는 게 어때!
루피나의 목소리 : 후후, 잘 왔다... 나의 [환영성] 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제 많은 말은 필요 없을 것이다ㅡ 자아, 마지막 유희를 시작하도록 할까. [속죄자] 와 그 동행들은 위에 우뚝 솟은 대문으로... 나머지는 동시에 3개의 문으로... 각 문의 종점에는 공들인 향응을 마련해 두었다. 후후, 그럼 서로 한껏 즐겨보자꾸나.
케빈 : ......
리스 : 언니...
셀레스트 : 마지막까지 [규칙] 을 고수할 작정인 것 같군요. 아마도 그대로 하지 않으면 [환영의 왕] 에게는 결코 다다를 수 없을 테지요...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그녀 자신도 [규칙] 에 의해 성립되었다 할 수 있는 존재. 아마도 함정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텔 : ...어디까지나 정정당당히 우리를 때려잡을 작정이란 말이지.
요슈아 : 응... 그런 것 같아.
렌 : 우후후... 제법 근사한 초대인걸. 어쩐지 렌,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아넬라스 : 아하하...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해. 나는 반은 두근두근, 반은 울렁울렁이지만...
셰라자드 : 뭐, 이렇게 끌어들인 것에 대해 답례해야겠다 싶긴 했으니까.
애거트 : 싸움을 걸겠다면야 기꺼이 받아주마!
티타 : 애, 애거트 씨...
리샤르 : 어쨌든... 피할 수 없는 길 아니겠나.
율리아 : 이 [환영의 나라] 가 과연 리벨에 새로운 재앙을 끼칠 수 있을지...
클로제 : 그걸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이대로 둘 수는 없어요.
지크 : 삐익!
조제트 : 나는... 빨리 형들한테 돌아가서 안심시켜주지 않으면.
진 : 하하, 나도 너무 늦게 돌아갔다간 키리카한테 혼날 것 같아.
올리비에 : 훗, 나는 이대로 모두와 함께 있는 건 나름 바라는 바이긴 하나... 뭐, 역시 그런 소리를 할 만한 상황은 아니로군.
뮐러 : 당연하지, 멍청아.
리스 : 여러분...
케빈 : ...보아하니 모두가 한마음인 것 같네예. 그럼 문에 맞춰 네 팀으로 나뉩시다. 그 중에서 대문은... 저랑 리스가 맡겠습니다.
셀레스트 : 예... 그게 좋겠죠. 아마도 대문 너머는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길일 터. 그걸 감안하여 신중하게 팀을 나누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리스 : 이걸로... 준비는 전부 갖춰졌네.
케빈 : 그래... 슬슬 갈까.
셀레스트 : ...무운을 빕니다. 길버트 공이 도착하면 제가 사정을 설명해 두지요.
케빈 : 하하... 부탁합니데이... 이 마당에 와서 싱거운 소리 하기도 뭐하고. 그러니 제가... 딱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일동 : ......
케빈 : 다들 또 봅시다! 다들 무사히... 꼭 다시 만납시데이!
일동 : 오케이!
[우측 문의 길]
올리비에 : 흠, 여긴...
뮐러 : 아무래도 종점인 것 같군.
진 : 이 소리... 귀에 익은데.
셰라자드 : 칫...! 금빛 [파텔=마텔]!?
[좌측 문의 길]
클로제 : 여긴... 종점일까요?
율리아 : 이상한걸... 아무런 기척도 없다니.
합성음 : 대기모드 해제...
리샤르 : 이 목소리는...!
합성음 : 시스템 재기동... 재기동 완료... 좌표 확인... [환영성] ...좌측 구역 최심부... 영역 내에 침입자를 확인... 지금부터 실체화를 이행하겠다...
조제트 : 와악!?
합성음 : MODE. 완전 섬멸... 트로이메라이II [게슈펜스트] ...지금부터 섬멸 행동을 개시하겠다...
[정문의 길]
아넬라스 : 꽤 넓은 곳으로 나왔는데요... 여기가 종점일까요?
렌 : (이 넓이... 뭘 위한 걸까?)
애거트 : 이봐!? 방금 그거 설마...!
티타 : 흐아아!?
애거트 : 붉은 레그나트!?
렌 : 와아, 이게 고대룡...! 게다가 [검은 방주] 처럼 변화된 존재인 것 같네!
[대문의 길]
에스텔 : 이, 이 문은...
요슈아 : 이 분위기... 평범한 문은 아닌 것 같군요.
케빈 : 아무래도 여기가... [환영성] 의 종점인 것 같다.
리스 : ...응. 언니의 기척이 느껴져. 케빈... 어떻게 할래?
케빈 : 둘 다... 여기까지 함께 해줘서 참말로 고맙데이. 하지만 조금만 더 너희 힘을 빌려줬으면 해. 상대는 [환영의 왕] ...이 세계의 이치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궁극이자 지고의 존재다. 아마도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거야.
에스텔 : 응... 물론이지!
요슈아 : 알겠습니다...!
케빈 : ...다들 감사합니데이. 좋아... 그럼 가볼까.
리스 : 응...!
[환영성 종점]
루피나 : 후후... 어서 오렴. 용케도 이런 곳까지 도달할 수 있었구나.
리스 : ...언니.
케빈 : 왔데이... 루피나 누나.
루피나 : [연옥] 에서 오간 이야기는 여기서 보고 있었어. 설마 네가 [백면] 의 유혹을 견뎌낼 줄이야.
케빈 : 솔직히... 리스가 같이 있지 않았으면 넘어갔을 기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는 여전히 나약한 겁쟁이 그대로일지도 몰라.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하는 것도 아니고.
리스 : 케빈...
루피나 : 후후, 그런 것치고는 눈빛이 평온한걸. 하지만... 그렇게 자신이 없는데 정말로 괜찮을까? 네가 나를 막아내지 못하면 이 [환영의 나라] 는 멈추지 않을 거야. 그건 알고 있겠지?
케빈 : 그래... 그리고 그 영향은 이 세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아마도 [환영의 나라] 는 현실 세계를 침식하기 시작할 터... 그렇지?
리스 : 뭐...!?
에스텔 : 머, 머어라~!?
요슈아 : 아니... 불가능하진 않아.
루피나 : 후후... 용케 눈치챘구나. 이 수천 년 동안... 사람의 소망을 너무 많이 받아들인 탓에 [환영의 나라] 의 밀도는 한계에 다다랐어. 그 내압을 풀어놓기 위해... 틀림없이 현실 세계를 침식하기 시작하게 될 테지.
케빈 : 역시...
루피나 : 갑자기 세계의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리는 건 무리겠지만... 이계화 같은 프로세스로 조금씩 침식하는 거라면 가능해. 최종적으로는 현실 세계에 망자와 악마가 넘쳐 나오겠지.
리스 : 그, 그럴 수가...
루피나 : 후후... 하지만 생각해 보렴. 그건 사람들의 마음과 염원이 반영되기 쉬운 세계이기도 해. 모두가 평화와 행복을 바라면 세계를 정말로 그렇게 바꿀 수 있을지도 몰라... 차라리 받아들이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일지도 몰라.
케빈 : ...아니. 그건 불가능하데이.
루피나 : 어머...
케빈 :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는 건 [빛나는 고리]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의 소원을 무제한으로 이루어주는 여신의 지보... 그 은혜를 입었음에도 인간은 파멸을 피할 수 없었어. 아마 똑같은 짓을 그저 되풀이하게 되지 않을까?
루피나 : ......
케빈 : ...그리고 그건 누나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거야. 기사가 되어서도 힘에 기대지 않고, 사고에 힘쓰고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보다 좋은 결과를 추구했던 누나... 절망으로 스러지려 했던 내를 우격다짐으로 되돌려 놨던 누나... 그건 아마, 세계가 결코 우리 좋을대로 맞춰주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가능했던 거야. 오직, 사람이 사람을 움직여 보다 좋은 결과로 이끌고자 함으로써 세계를 다정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 아이겠나?
루피나 : ......
케빈 : 리스와 함께 [연옥] 에 떨어지고 나서야 내는 겨우 그걸 깨달았다. 그랬더니...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조그마한 존재였는지 새삼 통감하게 되더라. 누나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내를 구했던 진의도 생각지 않고... 엄니한테서 도망치지 말고 뭘 해줄 수 있었는지도 생각지 않고... 그저 [벌] 을 추구해 결과적으로 용서받고자 했던 응석받이 어린애 같았던 나... 그런... 있는 그대로의 내가 보이기 시작했어.
리스 : 케빈...
케빈 : 그래도... 지금은 그걸로 됐다고 생각해. 누나가 서 있던 곳을 이제야 보게 된 것 같으니께... 거기를 향해 조금씩 걸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자신이 생겼으니까... 그래서 내는... 이제야 지금의 내 자신을 인정해 줄 수 있을 것 같데이.
요슈아 : 케빈 씨...
에스텔 : 후후... 다 털어낸 모양이네.
루피나 : ...후후, 아무래도 벌이 너무 잘 들었나 보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나] 를 과대평가해도 괜찮을까? 여기는 [환영의 나라] ...상념이 세계에 영향을 주는 땅. 지금의 네가 [나] 에게 닿을 수 없다면... [나] 에게 이길 방도는 없어.
리스 : 언니...
케빈 : 뭐, 하긴 그렇겠제. ㅡ댁이 정말로 루피나 누나를 재현한 것에 불과한 존재라면.
루피나 : ...무슨...
리스 : 뭐...!?
케빈 : 이미... 니 정체는 알고 있다. 반년 전, [환영의 나라] 에 복사되어 버린 존재... 이 세계가 자율적으로 존속하기 위한 핵이자 이치... 누나라는 개념을 걸친 내 [성흔] 그 자체다...!
루피나 : !! 큭... 설마... 거기까지 알아차릴 줄이야...!
에스텔 : 저건...!
리스 : 케빈의 [성흔]...!
케빈 : 상대가 네놈이라면... 내는 질 생각은 없다! 네놈이 뻔뻔하게 이용하고 있는 누나를 해방하기 위해서라도... 전력으로 때려눕혀 주마!
성흔 : 하하하... 좋다, 케빈 그라함... 오리지널인 널 삼키면... [나] 도 진정한 의미로 완전해질 것이다... 마침 나의 종들이 네놈들의 동료를 마중 나간 참이니... 그 모든 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네놈들의 내일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존재 그 자체를 집어삼켜 [환영의 나라] 의 양식으로 삼아 주마... 나의 이름은 [의지] ...세계를 규정하는 핵이자 이치이므로!
요슈아 : ...말은 필요없다는 건가. 그럼 어쩔 수 없지요.
에스텔 : 그게 규칙이라면야 우리도 바라던 바야!
케빈 : 내가 내 자신을 인정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모두가 무사히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위해서라도!
리스 : 우리는 반드시... 당신을 이기고야 말겠어!
케빈 : 아...
리스 : [성흔] 의 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