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발트 황자 : 그녀도 왕태녀라는, 차기 여왕이라는 입장에 임하여 무척이나 헤메고 또 고민하고 계셨지. 하지만 스스로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리라는 결단을 내리셨어. 우리 아우가 그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질 수 없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아.
세드릭 황태자 : 형님...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든든한 말씀입니다.
올리발트 황자 : 뭐, 너는 조금 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말이지. 조금쯤 제멋대로 군다 해도 벌 받을 일은 없을 걸?
세드릭 황태자 : 아하하... 아무래도 성미가 이렇다보니. 형님이 부럽습니다. 그렇게나 자연스러우면서도 자유롭게 행동하실 수 있어서.
올리발트 황자 : 으음~ 그다지 나 같은 사람을 본받지는 않았으면 한다만...
세드릭 황태자 : 그리고... 그... 오스본 재상의 그 강건함도 조금 동경하게 되는군요.
올리발트 황자 : 흠...
세드릭 황태자 : 작년 [제국교통법] 의 도입도 반대 세력을 누르고 강행한 모양입니다만... 그 이후로 도력차의 사고가 격감했다고도 들었습니다. 아버님의 신뢰가 두터운 것도 수긍이 가는군요.
올리발트 황자 : ...그래. 실제로 그건 훌륭한 시책이었다고는 생각한다. 제도청과의 협력으로 실시한 캠페인 같은 것도 훌륭했지. 하지만ㅡ
알핀 황녀 : ㅡ정말이지, 오라버니도 세드릭도 이런 대낮부터 정치 이야기라니!
세드릭 황태자 : 알핀...
올리발트 황자 : 오호? 여학교 수업은 벌써 끝난 건가?
알핀 황녀 : 예. 하지제 준비 때문에 오전 중에 끝났어요. ㅡ그보다 세드릭. 너무 지나치게 착실하다니까. 우리들 나이에 정치 따위로 기를 써봤자 좋을 건 없잖아.
세드릭 황태자 : 아니, 우리도 15살이니 그리 이른 건 아닐 텐데...
알핀 황녀 : 그보다, 궁궐의 파티에서 좀 더 대담하게 행동하라고. 댄스 신청을 받은 정도로 새빨갛게 되다니 한심하잖아.
세드릭 황태자 : 으으... 그건 이야기하지 말고.
올리발트 황자 : 후후, 그 때의 세드릭은 어떤 의미로는 인기 만발이었던 것 같다만. 모성본능을 자극받은 영양들께서 야단들이셨던 모양이고.
알핀 황녀 : 뭐, 그건 부정하지 않겠지만요. 누나인 저보다 가련하다면서 남자분들께도 화제가 되었을 정도이니까요.
세드릭 황태자 : 아무리 그래도 그건 거짓말이겠지!?
올리발트 황자 : 하하... ㅡ그러고 보니 알핀. 너야말로 이번 원유회에서 함께 출 상대는 정한 거냐?
세드릭 황태자 : 그, 그러게... 자기도 공식 행사에서의 춤은 매번 피해가는 주제에...
알핀 황녀 : 후후, 그거 말이에요? 으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있지만 제대로 청할 수 있을지 어떨지...
세드릭 황태자 : 에엑!?
올리발트 황자 : 이거 놀라운걸... 그런 상대가 있었더냐? 이거 [제국시보] 같은 곳에서 여러 가지로 야단이겠어.
세드릭 황태자 : 아, 알핀이 공식 행사에서 댄스라니... 역시 [사대명문] 쪽의 자제분이라거나...!?
알핀 황녀 : 후훗, 아직은 비밀이에요. 뭐, 귀족 분이시라는 건 틀림없지만요. ㅡ맞다ㅡ, 오라버니. 실은 이 알핀이 제안하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죠...
[제도 상트 지구, 성 아스트라이아 여학교]
엘리제 : 오늘 아침 온 편지... 후우ㅡ 공주님께 들켰다간 큰일이 났을지도. [근계ㅡ 초여름 이 시기, 어떻게 지내고 있니?] 후훗, 여전히 가족한테도 딱딱하시다니까... 아... 앗! 린 오라버니, 어째서...
[칠요력 1204년 7월 17일]
(ㅡ7월 중순, 트리스타의 거리는 초여름을 맞이했고, 사관학교의 제복은 하복으로 바뀌어 있었다. ㅡ이제야 우리들도 드디어 학교의 빡빡한 스케줄에 익숙해졌다. 한여름이 되기 전, 아직 지나치게 덥지도 않아 지내기 좋고 기분 좋은 나날... 그런 계절이기에 할 수 있는 수업도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사라 교관 : 자, 준비운동은 이 정도로 해 둘까. 사관학교에 있어 이 수업은 어디까지나 "군사 수영 훈련" ...물에 빠지지 않는 법, 빠진 사람의 구조, 소생법 같은 것도 배우게 될 거야. 인공 호흡도 배우게 되는데... 일단 린이랑 알리사로 시험해보도록 할까♥
알리사 : 사, 사라 교관님...!
린 : 저기요...
사라 교관 : 농담이야, 농담. 그래도 방법만은 알려줄 테니까 여차할 때는 주저하지 않도록. 이성간일 때도 동성간일 경우라 해도 말이지♥
마키아스 : 으윽...
피 : ...당연.
엠마 :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의 목숨에 관련된 거니까요.
사라 교관 : 그 부분의 강의가 끝나면 일단 시간을 재도록 할 거야. 라우라, 도와주렴.
라우라 : 알겠소.
사라 교관 : 다음, 가이우스. 제자리에ㅡ 출발!
라우라 : 좋아, 다음은 엠마구나. 제자리에ㅡ 출발!
엘리엇 : 헤에, 가이우스도 꽤 빠른걸?
린 : 응. 여름에는 고원에 있는 호수에서 헤엄치곤 했던 모양이니까.
알리사 : 으음~ 엠마도 의외로 수영을 잘 한달지... 그 이상으로 뭐랄까 부러워지네...
린 : 부러워...? 아하.
알리사 : 그, 그런 건 이해하지 않아도 돼! 그보다 여자애의 수영복 차림을 빤히 들여다보지 말란 말이야!
린 : 아니, 딱히 들여다본 건...
엘리엇 : 아하하, 다들 스타일이 좋으니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는걸. 나 말고 다른 남자애들도... 린도 탄탄하고 말이야.
린 : 그, 그래?
알리사 : 뭐, 뭐어... 확실히 단련되었다는 느낌이긴 하네. 엘리엇은... 으음~ 괜히 단련하지 않는 쪽이 나을 것 같은데?
엘리엇 : 에ㅡ?
린 : (확실히 우람한 엘리엇은 조금 보기가 그럴 것 같아...)
엘리엇 : 어라...? 린, 왼쪽 가슴 쪽, 뭔가 다친 적이라도 있어?
알리사 : 엇... 정말이네. 희미하긴 하지만...
린 : ...응. 이건 옛날부터 있던 흉터야. 꽤 옛날 일인 모양이라 언제 생겼는지도 기억나지 않아.
알리사 : 그렇구나...
엘리엇 : 으으음, 잘 보니 자잘한 흉터도 잔뜩 있고... 좋겠다. 남자의 몸이라는 느낌이 들어.
린 : 으으음. 그런 건가?
알리사 : 그러니까 너한테는 안 어울리니까 포기하라니깐.
마키아스 : 큭, 설마 같은 기록이었다니... 아무래도 너랑은 계속 겨루게 될 운명인가보군?
유시스 : 흥, 나는 딱히 겨룰 생각은 없다만. 지금 것도 그저 대강 헤엄친 정도니까.
마키아스 : 나, 나 역시 전력을 다한 건 아냐!
엠마 : 아하하...
피 : ...것 참.
가이우스 : 흠, 조금 덜 헤엄친 것 같은 기분이군.
사라 교관 : 그럼, 라우라는 내가 측정하도록 할까. 언제나 동아리에서 재고 있을 테니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라우라 : 아니, 부탁하겠소.
알리사 : 라우라가 헤엄치는 모양이네...
엠마 : 역시 수영부... 자세가 잡혀 있네요.
사라 교관 : 제자리에ㅡ 출발!
엘리엇 : 우와아...!
린 : 빨라...!
마키아스 : 뭐, 뭐야? 저 스피드는...!
유시스 : ...제법이군.
라우라 : ...후우...
가이우스 : 훌륭하군.
피 : ......
사라 교관 : 20초 02ㅡ 역시 꽤 하는걸. 좋았어!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참가할 테니까~! 각자 임의의 상대와 조를 짜서 승부하기로 가보실까!
린 : 또 뜬금없이 그러시네요.
엘리엇 : 으으음, 승부라...
유시스 : 흥, 아무래도 승패가 가려질 모양이군?
마키아스 : 바, 바라던 바다!
알리사 : 으으음... 난 엠마랑 할까?
엠마 : 후후, 그렇네요. 기록도 비슷한 모양이고.
사라 교관 : 나는 글쎄... 모처럼이고 하니 라우라랑 붙어봐도 될까?
라우라 : ...아니. 그런 거라면 나는 피와의 승부를 희망하오.
피 : ...나?
알리사 : 라, 라우라?
엠마 : 하지만 아까 기록으로는 상당히 차이가...
사라 교관 : 재밌겠는데. 그럼 한 조 결정! 나는 어디 보자... 린, 붙어!
린 : 에엑...!?
유시스 : 헉, 헉... 훗...
마키아스 : 으윽... 헉... 헉...
알리사 : 지, 지쳤다아...
엠마 : 아하하... 다이어트에 효과적일 것 같네요...
사라 교관 : 흐흥, 전력으로 덤벼보렴!
린 : 예... 바라던 바입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엘리엇 : 아하하... 가이우스, 살살 부탁해.
가이우스 : 그래. 나야말로.
라우라 : 제자리에ㅡ 출발!
린 : ...헉, 허억... 져, 졌습니다...
사라 교관 : 헉, 헉... 후후... 꽤 하는걸...
가이우스 : ...후우... 두 사람 모두 빠르군...
엘리엇 : ...헉, 헉... 지, 지쳤다아~...
라우라 : ......
피 : ......
알리사 : 저, 저기... 그럼 시작할까?
라우라 : 아니... ㅡ피. 이번에는 진심으로 임하지 않겠나?
알리사 : 엑.
엠마 : 라, 라우라 씨?
피 : ...어떻게 단정하는 건데?
라우라 : 얕보지 말아 주었으면 하네...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보면 알 수 있다. 아까의 기록, 그대가 진심으로 임한 것은 아닐 터.
피 : ......
사라 교관 : ㅡ뭐, 그게 예의 아니겠어?
피 : ...사라.
사라 교관 : 여긴 네가 살아온 "전장" 과 는 달라. 서로 경쟁하고 실력을 키우기 위한 곳이지.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잖아?
피 : ...(끄덕)
라우라 : ...좋아. 그럼 시작하자.
엘리엇 : 꿀꺽...
마키아스 : 이, 이렇게 보니 체격 차이가 상당한데...
유시스 : ...체격으로 승부가 판가름난다면 우리들의 기록이 더 좋아야 할 거다.
가이우스 : 아마 근육과 순발력의 사용 방식이 다른 것일테지.
린 : 그래... 이건 주목할만한 승부야.
알리사 : 제자리에ㅡ 출발!
마키아스 : 뭐...!
엠마 : 세, 세상에...!
엘리엇 : 우와아아...!
알리사 : 바, 방금... 누가 이겼어!?
유시스 : 거의 동시에 도착한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만...
가이우스 : 아니... 간발의 차이로 라우라가 먼저 도착했다.
린 : 응. 리치가 긴 만큼 상회하는 모양이야.
사라 교관 : 으으음, 나도 끼고 싶어질 정도네.
피 : 헉, 헉... 역시 대단하네.
라우라 : 후우... 그대야말로... 그런데 어째서 항상 진심으로 임하지 않는 건가...?
피 : ...그다지... 귀찮은 것뿐.
라우라 : ...역시 우리는 "맞지 않는" 모양이군...
[본교사 2층 교실]
사라 교관 : 으~음, 슬슬 본격적으로 더워질 것 같은 분위기네. 그리고 여름이라 하면 맥주의 계절! 내일은 자유행동일이고 하니 제도에 있는 비어 가든이라도 순회하러 가 보실까♥
린 : 뭐, 딱히 상관 없습니다만...
유시스 : 댄디한 중년 신사인지 뭔지와 함께 갈 곳이라도 있는 건가?
사라 교관 : 으윽... 너무하네 진짜. 뭐, 그건 어쨌든 다음 주 수요일은 실기 테스트야. 이제 익숙해졌다고는 생각하지만 일단은 준비해 두도록 하렴.
엠마 : 예. 알겠습니다.
알리사 : 그렇다는 건 다음 주에 [특별 실습] 이 있다는 이야기네.
마키아스 : 후우... 저번 실습 후 그리 많이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라우라 : ......
피 : ......
엘리엇 : 하지만, 그런가... 그렇게 되면 올해 제도의 하지제에는 갈 수 없겠구나.
가이우스 : [하지제] 라면...
린 : 6월에 제국 각지에서 열리는 계절 축제 같은 거려나.
알리사 : 칠요교회라기보다 정령신앙의 전통이 바탕이 되는 것 같아.
가이우스 : 고향인 노르드에도 비슷한 축제는 있었지. 하지만 어째서 제도의 하지제는 6월이 아니라 7월인 건가?
사라 교관 : 맞아 맞아, 나도 전부터 이상하다 싶더라고. 해서, 왜그런 걸까?
마키아스 : 후우... 교관님. 당신 정말 교관 맞습니까?
라우라 : 분명 [사자전역] 이 유래라고 들었소만...
엠마 : 예. 드라이켈스 대제가 내전을 종결시킨 것이 마침 7월이었던 모양이라... 이를 축하할 겸 한 달 늦게 하지제를 열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사라 교관 : 헤에~ 과연! 그러고 보니 토마스 교관님이 그런 소리를 했던가...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도중에 실례했지만서도.
린 : 뭐, 기분은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엘리엇 : 그 선생님, 역사 담론이 나왔다 하면 엄청나게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피 : 꽤 짜증나.
사라 교관 : 여하튼 더워지는 모양이니 더위 먹지 않도록 주의하렴. 뭐, 기숙사의 우수한 관리인 씨가 맜있는 요리를 만들어 줄 테니 걱정은 없겠지만 말이지~
린 : (역시 샤론 씨랑 무슨 일인가 있는 것 같지...?)
알리사 : (으으음, 그런 것 같네. 샤론에게 물어봐도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라던가 하며 얼버무리곤 하니...)
사라 교관 : 그럼 HR 종료. 마키아스, 인사하렴.
마키아스 : 알겠습니다. 기립ㅡ 경례.
피 : ......
엠마 : 아, 피...
라우라 : ......
엠마 : 저기... 제가 좀 쫓아가 볼게요.
알리사 : 응, 부탁해... 후우, 라우라도 조금은 숙여 달라구. 네 쪽이 연상이고 하니까.
라우라 : 응... 그것은 그, 알고는 있네만...
린 : ...여전한 모양이구나.
가이우스 : 수영 시합 뒤에도 좀 부딪쳤던 것 같았다만...
유시스 : 흥, 저번 달의 실습 때도 부족했던 모양이더군?
마키아스 : 그래... 결국 저 둘은 마지막까지 저런 상태였지. ㅡ이봐, 린. 네가 어떻게 해결할 수 없겠어?
린 : 나도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왜 또 나야?
가이우스 : 아니, 가장 적임이라고 본다.
유시스 : 훗, 학생회 일을 돕는 호인이기도 하니 말이지.
린 : 아니, 딱히 그렇게까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데...? 엘리엇, 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