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 열린 듯.
엘리엇 :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면 이 지하도 탐색도 꽤나 힘들 것 같은데...
라우라 : 음. 확실하게 준비하고 가도록 하지.
린 : 응, 그렇지.
[제도 지하수도1]
린 : 어제 들어갔던 것과 같은 중세 시대의 지하도... 어딘가로 이어져 있거나 하진 않으려나?
마키아스 :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떨어진 장소이고 하니 직접 갈 수는 없을 거야. 그건 그렇고 이 물 소리...
엘리엇 : 그 아저씨가 말했던 것처럼 아무래도 수로와 이어진 모양이네. 아노르 강이랑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 아닐까?
피 : 게다가 음의 반향으로 볼 때 어제보다 더 넓을 거야. 어두침침하고, 꽤 고생할 듯.
린 : 그래... 각오하고 진행하자. 다만, 이번에는 어제와 달리 라우라와 피가 연계할 수 있게 됐어. 전력 면에서 엄청난 메리트가 있을 거야.
마키아스 : 그래, 지금까지 걱정시킨 만큼 만회해 주시도록 할까?
피 : 응, 맡겨 줘.
라우라 : 후후, 이번에야말로 빚을 갚지.
엘리엇 : (아무래도 둘 다 정말로 깔끔하게 해소한 모양이야... 나도 질 수 없지.)
(엘리엇의 S크래프트 [세븐 랩소디] 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제도 지하수도3]
린 : (있다... 저게 수배된 마수야.)
마키아스 : (거대한 악어 같군...)
엘리엇 : (딱 봐도 흉폭할 것 같네... 발 디딜 곳도 얼마 없을 것 같고.)
라우라 : (각오를 다지고 도전할 수밖에 없겠군. 피, [전술 링크] 도 활용해 나가도록 하자.)
피 : (라져.)
마키아스 : 헉, 헉...
린 : 꽤 만만찮았지만 어떻게든 해치웠나...
라우라 : ㅡ피.
피 : 응.
(라우라와 피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린 : 하하... 어제까지의 일이 거짓말 같네.
엘리엇 : 하지만 라우라와 피의 연계는 정말로 굉장한걸. 둘이서 이만큼이나 할 수 있다면 이제 무서울 게 없는 것 아냐?
라우라 : 아니... 이번 마수는 명백하게 격이 달랐다. 수적인 우위가 없었다면 솔직히 말해 어려웠을 거다.
피 : 그래, 여기서 더 갈고 닦아야 해.
마키아스 : 이것 참... 너희들은 정말 끝을 가늠할 수가 없군...
린 : 응? 마키아스?
마키아스 : 아니... 나도 슬슬 마음을 다잡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엘리엇 : 어... 무슨 마음?
마키아스 : 뭐, 신경 쓰지 마. 여하튼 일단 여길 나가서 보고하러 돌아가도록 하자.
라우라 : 음, 그러지.
[제도 지하수도2]
린 : ...응?
라우라 : 왜 그러나?
린 : 아니... 아까는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이 언저리에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아?
피 : 잠깐만... 이쪽.
엘리엇 : 이거, 설마 어제처럼...?
라우라 : 흠... 숨겨진 문이라.
마키아스 : 이쪽에도 비슷한 장치가 있는 모양이군.
린 : 또 어딘가 다른 구역으로 통해 있을 것 같아. 주변을 조사해 보자.
라우라 : 역시 있었나...
엘리엇 : 으으음, 이번에는 어디로 통하는 걸까?
마키아스 : 지하라서 위치 감각이 미묘하게 흐트러졌지만... (하지만, 방향을 감안해보면...)
피 : 일단 밖은 가까운 것 같은데.
린 : 좋아. 그럼 가 보자.
[오스트 지구]
엘리엇 : 어라...?
린 : 여긴...
마키아스 : ......
라우라 : [오스트 지구] ...마키아스의 집이 있는 구역인가.
엘리엇 : 헤~ 설마 항구에서 여기까지 지하도가 이어져 있었을 줄이야.
린 : 그래. 어제 공원도 그렇고, 제도의 지하에 상당한 넓이로 펼쳐져 있는 것 같군.
피 : 어쩐지 다른세계라는 느낌.
마키아스 : 그래... 이것도 무슨 운명 같은 걸지도 모르겠군.
피 : 이건...
라우라 : 흠. 정오의 종이로군.
엘리엇 : 북서쪽 상트 지구에 있는 [헤임달 대성당] 의 종이네. 꽤 떨어져 있을 텐데도 잘 들리는구나.
마키아스 : ...슬슬 점심 먹을 때가 됐는데 근처 가게에서 간단한 점심이라도 포장해가지 않겠어? 그리고ㅡ 괜찮다면 우리 집에서 커피 정도는 마시고 가.
피 : 에...
엘리엇 : 그, 그건...
린 : 마키아스...
라우라 : ...그대의 집에 초대해 주겠다는 것인가.
(그 후 우리는 근처의 펍에서 피시 앤 칩스 등을 포장해서... 마키아스의 본가에서 커피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라우라 : 흠, 이것이 제도의 명물인 피시 앤 칩스인가? 듣던 것보다 충분할 정도로 맛잇게 느껴지는군.
엘리엇 : 응, 확실히 그 가게, 꽤 맛있는 것 같네.
마키아스 : 뭐, 맛이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결국은 정크 푸드. 식으면 놀랄 만큼 맛이 없어지는 것은 다르지 않다만.
피 : 하지만 전투식량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해.
린 : 하하, 그거랑 비교하면 뭐든 낫지 않을까. 그나저나 이 커피는 향기가 상당히 좋구나. 아까 커피콩을 갈고 있었는데, 이건 사 두는 건가?
마키아스 : 아, 조금 전에 아버지가 사 두시고 간 것 같아. 가끔 공무중에 돌아와선 휴식을 취하고 가신다고 하는군... 바쁜 나날 중의 약간의 사치라는 것 같다.
엘리엇 : 하하하... 역시 레그나츠 지사라고 할까.
라우라 : 음... 호감이 가는 방식이다. 이 집도, 제도 지사 같은 요직에 있는 인물의 자택 같지 않다고 할지...
피 : 말하자면 작다는 거야.
린 : 피, 저기...
마키아스 : 하하, 말했듯이 완전히 평민 출신이니까. 제도청에서 출세하고 나서도 일부러 생활 스타일을 바꿀 만큼 아버지도 나도 요령이 없거든. 그리고... 이런 작은 집에서도 추억이 없는 것이 아니니까.
린 : 그래...
엘리엇 : 확실히 기분이 좋다고 할까, 차분해 지는 분위기야.
피 : 아... 사진 발견.
마키아스 : 아, 그것 말이군...
엘리엇 : 우와아아... 마키아스가 귀여워!
라우라 : 음, 예전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군.
피 : 이게, 지금 이렇게 억척스러운 잔소리꾼이 되리라곤...
마키아스 : 어헛, 남의 옛날 사진으로 너무 신난 거 아니냐.
린 : 하핫, 과연 아버지는 지금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옆에 계신 분은 누나라던가?
마키아스 : 비슷한 거다. 친가의 사촌 누이야. 근처에 살고 있었던 터라 자주 놀러 와 줬어. 남자 둘인 부자 가정... 여러모로 신세를 졌었지.
라우라 : 흠, 과거형이라는 것은... 지금은 결혼하고 가정을 만든 건가?
마키아스 : ...세상을 떠났어. 벌써 6년 정도 되었구나.
라우라 : 에...
린 : ...그런가. 마키아스가... 귀족을 싫어하게 된 이유로군.
라우라 : ...!
피 : 아...
엘리엇 : 그, 그건...
마키아스 : ...실은 이런 이야기, 누구에게도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나도 조금은 털어 놓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길어지지만... 모두 들어주겠어?
엘리엇 : 다, 당연하지!
피 : ...(끄덕)
라우라 : ...부디.
린 : 부탁한다.
마키아스 : 고마워. "누나" 는... 나보다 9살 연상이었고... 미인인데다 마음씨도 좋고 나에게 있어 최고의 여성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는 완전히 서민이었어. 하지만 아버지는 임원으로서 꽤나 우수한 사람이라... 제도청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아,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어. 청렴결백을 그대로 실천했던 터라 거북해 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그래도 큰 프로젝트를 여러 번 성공시킴으로써 내외에서 상당한 평가를 얻어 나갔지.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에 이미 돌아가셨지만... 근처에 살았던 "누나" 가 홀아비 살림을 돌봐 주었어. 아버지도, 조카인 누나를 상당히 아꼈고... 함께 살았던 건 아니었지만 진정한 의미로 가족이나 다름없었지. 나에게는 자랑스러운 "누나" 로... 어렸지만 동경의 대상이었다. 당연하지만... 그런 여자를, 주변의 남자들이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상당히 인기도 있었지만 자기 앞가림이 확실한 사람이라 나도 안심했었어. ㅡ"그" 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는 ㅡ제도청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의 부하였던 청년이었어. 하지만 평민이 아니라 유서 깊은 귀족... 그것도 백작가의 후계자라는 진정한 서러브레드였지. 다만 귀족들에 있을 법한 오만함이나 거만함은 조금도 없었고... 나도 만난 적은 있었지만... 성실 그 자체와 같은 인품이었어. 그런 그가 아버지의 소개라는 형태로 누나와 알게 되었고... 둘은 서로 이끌려 신분을 초월한 연인 사이가 됐지... 솔직히, 어린 마음에 분해서 어쩔 수 없었어. 하지만 내가 봐도 그와 누나는 정말 잘 어울려서... 누나가 행복해 보이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아버지의 중매로 두 사람은 약혼했고... 거기에서ㅡ 끝이 보이기 시작했어. 상대의 친가ㅡ 백작가가 노골적으로 짓누르기 시작한 거야. 아무래도 [사대명문] 의 하나, 카이엔 공작가와의 혼담이 갑자기 들어온 듯해서 말이지... 평민의 딸을 맞는다니 말도 안 된다고 떠들기 시작했어. 아버지가 제도청의 요직이라 노골적인 방해는 없었다만... 온갖 괴롭힘과 협박이 누나에게 은밀하게 가해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괴롭히기 싫었던 것인지 아버지의 입장을 배려했던 것인지... 누나는 결국 한마디 의논조차 않고 그저 홀로 계속 견디다 마침내ㅡ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마키아스 : 우리 부자가 경위를 알게 된 것은 모든 것이 끝난 뒤였어. 아무래도 "그" 는 최후의 최후까지 가서 누나를 혹독하게 배신한 모양이더군.
아서 : 나, 나는 그녀에게 말했어! "애첩" 으로 소중히 대할테니 부디 참아 달라고! 그런데 왜 목숨을 끊지!?
마키아스 : 그 후... 아버지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실적을 올렸어. 그리고, 맹우인 오스본 재상과 협력하는 형태로 제도청의 귀족 세력을 밀어내고... 4년 전에 제도청 장관ㅡ 즉 제도 지사에 임명되었지. 이것이, 레그니츠가의 사정이야.
엘리엇 : ...그런 일이...
피 : 그래서 "귀족" 이 싫어졌어...?
마키아스 : ...그렇다. 나는... 누나를 죽게 한 "적" 을 그냥 둘 수 없었어. 상대방 남자와 백작가, 간섭을 해 온 공작가... 결국은 귀족의 모든 것... 귀족의 문화와 제도도 적이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그들에게 이길 만한 힘을 필사적으로 추구해 왔어.
라우라 : ......
린 : ......
마키아스 : ㅡ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서 이미 깨닫고 있었어. 결국 그것은 단지 "화풀이" 에 불과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린 : 에...
라우라 : ......
마키아스 : 상대방 남자는 성실하긴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았았다는 것이고... 백작가도 "자신들의 이익" 을 그냥 우선시했을 뿐이라고 생각해. 평민이더라도 악인은 악인이고, 귀족이더라도 존경할 만한 사람은 있어. 유시스 녀석은 어찌됐든... 린, 라우라ㅡ 너희들에게서 그걸 배웠으니까 말이야.
린 : 마키아스...
라우라 : ......
마키아스 : 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현시점에서의 나 자신의 숨김없는 기분이야.
라우라 : 그런가... 그대에게 감사를.
린 : ㅡ고마워. 이야기해 줘서.
피 : 후후...
엘리엇 : 에헤헤... 음, 그래도 마키아스도 솔직하지 못하네. 이왕이면 유시스도 제대로 인정해 주면 좋을 텐데.
마키아스 : 우, 웃기지 마라! 그 건방지고 오만한 놈을 인정할까 보냐! 언제까지고 사람을 공부벌레 라느니 여유가 없다느니...
엘리엇 : 그, 그렇게까지 말하진 않은 것 같은데... 게다가 유시스는 어떤 의미론 천연이라고 할까, 그렇게 말해도 악의는 없달까.
마키아스 : 에잇, 그게 제일 열 받는다고!!
피 : 이런 이런.
라우라 : 후후...
린 : ...커피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구나.
(마키아스의 S크래프트 [맥시멈 샷] 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마키아스 : 후우... 점심도 끝인가. 슬슬 하지제의 장식 설치가 시작될 시기일지도 모르겠군.
린 : 보통 하지제 준비라면 꽤 오래 전부터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제도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네?
엘리엇 : 으음, 그런가? 평범한 연중행사 중 하나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라우라 : 나의 고향도 세심하게 준비한 뒤에 성대하게 축하하는 쪽이지. 아마 오랜 정령신앙에 대한 전통이 남아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겠지.
피 : 으음... 루르 시나 크로스벨 정도는 아니지만. 제도는 그런 게 비교적 희박한 것 같아.
마키아스 : 뭐, 1개월 늦게 여는 시점에서 계절을 축하한다는 의미와는 어긋나게 됐으니까. 그보다는 황족의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이벤트에 가까울지도 몰라.
엘리엇 : 아, 설득력 있네.
린 : 과연.
린 : 이건...
마키아스 : ARCUS의 신호음... 이런 곳에서?
린 : ㅡ토르즈 사관학교 VII반 소속, 린 슈바르처입니다.
레그니츠의 목소리 : 여어, 수고가 많구나. 칼 레그니츠다.
린 : 지사 각하!?
마키아스 : 아버지...!?
엘리엇 : 그러고 보니 ARCUS의 통신을 쓸 수 있다고 하셨었지...
레그니츠 지사의 목소리 : ㅡA조의 대표로서 네게 연락했다. 지금 통화 괜찮겠어?
린 : 예, 문제 없습니다... 실은 댁에 방문해 아드님께 커피를 대접받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레그니츠 지사의 목소리 : 하하, 그렇구나. 내가 좋아하는 가게에서 받아 온 콩이거든.
린 :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잘 마셨습니다.
레그니츠 지사의 목소리 : 후후... 다행히 좋은 시간을 보낸 모양이군. ㅡ본론으로 들어가겠다만, 약간의 해프닝이 있어서 말이야. 너희들 A조 쪽에 실습 과제를 추가하고 싶어.
린 : 추가... 인가요. 그건 괜찮습니다만 대체 어떤...?
레그니츠 지사의 목소리 : [가르니에 지구] 에 있는 보석상에서 도난 사건이 일어난 모양이야. 그리고 그 범인으로 추정되는 자가 너희들에게 전언을 남겼다더군.
린 : 엑.
레그니츠 지사의 목소리 :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다만 그게, 방금 전 제도청에 보석상으로부터의 피해 신고가 들어와서 말이야. 여하튼 갈 수 있다면 가 주지 않겠어?
린 : 아, 알겠습니다. 가르니에 지구의 보석상이라고 하셨지요. 곧장 그리로 가겠습니다.
레그니츠 지사의 목소리 : 그럼,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