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단평] <옥자>

봉준호 영화는 한국사회의 현실과 반미감정을 통해, 역사적 사건들로 인해 생겨난 민족적 차원의 감정적 앙금인 억울함을 다룬다. 트라우마는 우화에 기대서 묘사된다. 공포는 직접적으로 다뤄지기 보다는 알레고리에 기대서 우회적으로 암시된다. 약소국이라서 겪어야 했던 끔찍한 과거 그리고 발악과도 같은 부모세대의 희생과 도약. 그것이 봉준호 영화속 한국같다. 그가 회부하는 역사적 기억에 대해서 공감 가는 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애절함 같은 감정이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될 문제들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알레고리와 역사를 대하는 태도. 감독의 예민함은 미국 뉴욕, 한국 강원도 산골을 오가며 대비를 이루면서 반짝이는 기지를 발휘한다. 그의 영리함은 때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다른 거리에서 보게한다.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웃음과 함께 곧 식용으로 처분될 거대한 애완동물과 그에 대한 미자의 맹목적인 사랑의 대비는 웃음이 나는 게 아니라 진정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한 섬뜩함이 두통으로 다가올 때 감독은 그러한 골짜기에 빠지지 않도록 솜씨좋게 관객을 걷어 올린다.
차기작에서는 한편으로 <옥자>와 달라진 어떤 이미지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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