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의 개발 이야기 #107 - 무기력증의 근원을 찾아 (5) 같은 시기에 업무를 바꾸려 했던 동료 분



대문 제작: imrahelk

오디오 드라이버 개발에서 다른 개발 업무로 바꾸려 했던 그 시기... 저 말고 업무를 바꾸려 한 동료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비슷한 상황이어서 자주 만나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분은 2005년 8월 조직개편으로 업무가 바뀌었지만, 이전 업무로 복귀하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조직개편 후 업무 복귀를 하기 위해서는 팀을 옮겨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팀을 옮길 경우 이전 팀장에게 인사상 페널티가 주어지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당시 그 분의 팀장은 업무 복귀에 반대를 분명히 했구요. 이에 그 동료는 복귀할 때까지 업무를 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대응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신입사원인데 그렇게 강하게 나갈 수 있었으니까요.

그 분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대학원 재학시절에 회사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구요. 2년 이상 근무해야 하는 의무 조항이 있었습니다. 제발로 나가는게 아닌 이상 의무 근무 기간에 회사가 그 분을 내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하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죠. 그래서 팀에서는 그 분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었습니다. 그렇게 한 두달의 시간이 더 지났고, 그 분은 결국 원하는대로 예전 업무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때 저는 자신감 없이 무력감에 빠져 있었고, 그 동료는 자신감을 가지고 강하게 밀어 붙였습니다. 이후 그 분은 의외로 별 무리 없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고 지금은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여 지금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몇년 더 다니고 나오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무력감을 더 경험했고, 그게 퇴직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당시 그 분이 제게 했던 조언이 있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제가 회사 선택을 잘못한 것이고, 저는 게임회사 같은 곳으로 가는 것이 더 맞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때는 회사를 바로 나가는 것은 커리어상 맞지 않다고 생각을 했구요. 가능한 사내에서 제가 원하는 것을 우선 찾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렇게 2~3년 일하고 다른데로 가는 것이 나았다고 판단을 했었지요. 지난 날을 되돌아보니... 결국 그 분 말씀이 맞았습니다. 저는 타이밍을 놓쳐 몇 년 더 회사를 다녔고, 다니면서도 고민을 계속 했습니다. 고민은 또 다른 의욕 상싱과 무기력으로 이어졌고 결국 퇴직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업무를 바꾸는 과정을 거쳐서 그런지.... 이후에도 그 분과는 가끔씩 연락을 하며 지냈습니다. 제가 퇴직한 후에도 연락이 되었고, 의외로 잘 받아주셨었죠. 마지막으로 연락이 된 게 재작년 5월이었습니다. 지금도 잘 지내시는지... 오랜만에 연락을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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