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제작: imrahelk

오디오 드라이버 개발에서 다른 개발 업무로 바꾸는 과정에 저를 찾아왔던 한 선배가 있었습니다. 그 때 그 분이 말씀하셨던 게 기억이 지금도 선명히 남아 있네요. 내용은 이랬습니다.
"이번에 업무를 바꾸는 건 그렇다 치지만, 그 다음에도 이러면 you는 out이야."
"신입사원에게는 하고 싶은 일이 없어야 한다."
그 분이 제게 말씀하신 건 일종의 경고성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1번째 발언이야 선배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구요. 2번째 발언은 알쏭달쏭 했습니다. 신입사원이 하고 싶은 일이 없어야 한다... 직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일을 고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그 분이 제게 말씀하신 게 아니었나 생각해요.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어떤 업무를 배정받을지는 사실상 개별 사원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테니까요. 큰 회사라면 선택이 더더욱 어렵습니다.
이후 회사에서 여러번의 조직개편이 있었구요. 많은 사람들의 업무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원치 않는 부서 이동을 하는 직원들도 있었구요. 심지어 근무지가 다른 곳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먼 지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분들은 본 적이 있었지요. 갑자기 바뀌는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어찌 보면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신입사원 때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져 다른 거 하고 싶다고 우겼던 셈이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