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가 아닌, 가꾸고 창조하는 여행.
자기 빛깔로 아름다워, 모두가 빛나는 집단 예술.
설악산 백담사 수렴동 계곡에서 느낀 내 느낌이다. 백담사를 건너는 다리인 수심교를 지나다 보면 뜻밖의 장관이 펼쳐진다. 수렴동 계곡 따라 사람들이 쌓아놓은 무수한 돌탑들.

아마 혼자 또는 여럿이 오랜 시간 쌓았을 것이다.

돌 하나 쌓을 때마다 균형을 맞추어야한다. 맞춤한 돌을 잘 골라, 맞춤하게 놓아야 한다.

워낙 많은 돌탑이 빽빽하게 들어있어 발걸음조차 조심스럽다. 누군가의 소중한 마음과 땀이 깃든 작품들이 아닌가.
계곡으로 떠내려 온 나무 위에도

큰물이 지면 다 떠내려갈 지라도 지금 순간은 탑을 쌓으리라

큰 욕심 내지 않고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소박하게

연인처럼 다정하게

나무 아래서 내를 굽어보며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은 고유하다. 무수히 많은 돌도 그 어느 하나 같은 게 없이 다 고유하다. 때문에 모든 탑들이 저마다 사연으로 더 빛난다. 하여 이번 발걸음은 눈으로 보는 여행을 넘어, 여행지를 채우고 가꾸는 예술 여행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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