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The 3rd 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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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윈 늑대 발터 : 칫... 너무 얕봤나.
환혹의 루시올라 : 후후... 하지만 괜찮은 승부였어. 좀 더 오랫동안 계속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요슈아 : ...역시 그건 사절하겠어.
케빈 : 그래... 참말로.
괴도 블블랑 : 자, 우리를 물리치고 제군은 제4의 [수호자] 에게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환혹의 루시올라 : [환영의 왕] 이 찾아낸 처음이자 마지막 [수호자]. 아마도 최대의 벽으로서 가로막아 서겠지.
야윈 늑대 발터 : 그래도 우리 셋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싸웠으니까. 꼴사나운 모습 보였다간... 죽인다.
요슈아 : 그래... 알아.
케빈 : 뭐, 최대한 열심히 해보지.
셰라자드 : ...루시올라 언니... 그... 지금도 언니는...
환혹의 루시올라 : 후후, 진짜 내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는... 가짜 신분으로는 대답해줄 방도가 없어.
셰라자드 : ...그래...
환혹의 루시올라 : 그 해답은 돌아가거든 네가 직접 확인하렴. 그리고... 그 머리랑 옷, 정말 잘 어울려.
셰라자드 : 아... 후후, 고마워.
괴도 블블랑 : 자... 슬슬 시간이 된 모양이군.
환혹의 루시올라 : 그럼 여러분... 오늘밤의 무대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야윈 늑대 발터 : 큭큭... 그럼, 잘 있어라.
셰라자드 : 아...
올리비에 : 전위용 마법진인가...
케빈 : 자... 슬슬 이 영역에서의 마지막 싸움이다. 요슈아... 이대로 가도 괜찮겠나?
요슈아 : ...문제없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마법진 안으로 들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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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케빈 : 여긴... 보아하니 결전 무대를 일부러 준비한 모양이네.
요슈아 : 예... 아마도요. 계단 위에서 서슬 푸른 기척이 느껴집니다. 가 보지요.
흑기사의 목소리 : ㅡ잘 왔다. 멸망한 마을의 어린 생존자... 그리고 성흔을 짊어진 속죄자여.
요슈아 : ...!
케빈 : 기다리게 했나 보군...!
흑기사 : [왕] 께서 마련하신 게임판. 용케도 이곳까지 진행했군. 마지막 수호자인 나를 쓰러뜨리면 이 [제6성층] 의 끝이 보일 것이다. 큭큭, 물론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시련이긴 하겠지만.
요슈아 :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흑기사 : 뭐...?
요슈아 : ...왜... 왜 당신은 그런 차림새로 얼굴을 감추고 있는 겁니까?
흑기사 : 후후... 뭘 물어보나 했더니. [왕] 이 그러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이유가 어디 있겠나?
요슈아 : 아니야...! 당신이 여기 있는 이유는 분명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얼굴을 감추고 있는 건 [환영의 왕] 이 원해서가 아니야!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흑기사 : ......
케빈 : 요슈아...
리샤르 : ...요슈아 군...
렌 : ......
요슈아 : 역시 모두... 눈치채고 계셨던 모양이군요. 제 한심함 탓에... 정말 죄송합니다.
케빈 : 뭐... 너 때문만은 아니잖아. 우리도 설마설마 했던 것도 사실이니까.
리샤르 : ...하긴.
렌 : 렌은... 처음부터 눈치챘었어. 어쩐지... 말할 수는 없었지만.
흑기사 : ...뭘 납득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면 신경 쓰지 말고 여기서 말해 보아라. 큭큭, 그것을 고할 만큼의 각오가 너희에게 있다면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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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슈아 : ...거절하겠어.
흑기사 : ...뭐라고...
요슈아 : 당신의 정체 따위는 강제로 그 가면을 벗겨내면 알 수 있을 테고... 확실한 건 이 자리를 넘어서지 않는 이상 내일은 오지 않으리라는 것뿐이야. ㅡ그렇다면 지금은 그 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어. 망설이거나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 모든 것을 걸고 당신이라는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
케빈 : 요슈아...
리샤르 : 쿠데타 사건의 빚... 여기서 갚도록 할까.
렌 : 우후후, 어쩔 수 없으니 렌도 도와줄게.
흑기사 : ...큭큭...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설마 그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좋다, 그렇다면 이 얼굴, 힘으로 밝혀 보아라!
요슈아 : 검은 드라기온...!
케빈 : 헤, 그렇게 나왔나!
흑기사 : 나의 이름은 [흑기사] ...칠흑빛 기계룡을 모는 심연의 수호자리니! [환영의 왕] 과의 서약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 시련으로서 막아서겠노라! 자ㅡ 정정당당히 겨루자!
요슈아 : 그래...!
케빈 : 바라던 바다...!
흑기사 : 후후...
요슈아 : !!!
흑기사 : 훌륭하군... 내 얼굴을 밝혀내다니.
케빈 : ...역시...
요슈아 : ...레베...
레베 : ...다시 이렇게 마주하게 될 줄이야. 후후, 이미 네게는 불필요한 재회일지도 모르겠다만...
요슈아 : 하하...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아마도 무서웠던 것 같아. 레베를 다시 만나게 된다 해도 곧바로 찾아올 이별을... 그 아픔을 맛보고 싶지 않아서 눈치채지 못한 척하고 있었어... 그런 내 한심함이 레베에게 가면을 씌운 거야... 그게 진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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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 : 그래... 그 말이 맞다. [환영의 왕] 에 의해 나라는 개념은 이 세계에 되살아났다. 너희 앞을 막아서는 최강이자 최대의 수호자로서. 하지만 가면을 씌운 것은 틀림없이 너희들의 마음이었겠지. 이 [환영의 나라] 는... 상념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니까.
요슈아 : 역시 그랬군...
레베 : 하지만 그 역할도 너희 덕분에 끝났다. 후후, 솔직히 드라기온까지 꺼냈음에도 질 줄은 몰랐지만...
요슈아 : 하하... 그래도 위험하긴 했어. 게다가... 모두 함께 힘을 합친 결과인걸.
레베 : 훗... 그것 또한 힘의 일종이겠지. 리샤르 대령님... 쿠데타 사건 이후로 처음이로군요. 설마 이런 형태로 당신과 다시 마주하게 될 줄은.
리샤르 : 롤랜스 소위... 그건 내가 할 말이야. 하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은 나로서는 행운이었다. 드디어 자네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레베 : 후후... 실망시켜 드린 게 아니라면 다행이겠습니다만. 저야말로, 검성 직계의 기술을 한껏 맛보았습니다.
렌 : ......
레베 : 그러고 보니... 너와는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었던가. 어정쩡하게 사라지게 되어 미안하구나, 렌.
렌 : 아니... 레베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때 요슈아랑 같이 [저택] 에서 꺼내 주지 않았더라면 렌은 계속 혼자였을 거야. 그러니까...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레베 : ...그래...
렌 : 후훗,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머리를 쓰다듬어줬으면 했지만... 손톱 때문에 아플 것 같으니까 사양할게.
레베 : 후후, 미안하구나... 자, 케빈 그라함... 드디어 확신하게 됐나?
케빈 : 그래... 더할 나위 없이 확실하게. 이 뒤는... 나한테 맡겨. 댁의 소중한 사람들도 무사히 원래 세계로 돌려보낼게.
레베 : ...그래. 그렇다면 이대로 맡기도록 하지. 알고 있겠지만 [왕] 은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어떻게 상대할지... 모쪼록 오판하는 일은 없도록.
케빈 : 그래... 충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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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슈아 : ...레베...
레베 : 후후... 아무래도 시간이 된 모양이군. 이제야 나도...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요슈아 : 응... 수고 많았어. 부러진 검... 누나가 있는 곳에 제대로 가져다 놓았으니까...
레베 : 그래... 미안하다. 카린과 함께... 푹 쉬도록 하마. 그럼 이만... 요슈아...
요슈아 : ...응... 안녕... 레베...
렌 : ...레베...
리샤르 : 요슈아 군... 괜찮나?
요슈아 : 괜찮아요... 각오는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는... 레베에게 걱정만 끼치고 아무 말도 못했지만... 지금은 제대로... 작별 인사도 했으니까요.
렌 : ...요슈아...
리샤르 : 그래...
요슈아 : ...제 역할도 여기서 끝난 것 같습니다. 케빈 씨. 다음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케빈 : 그래... 맡겨 줘. 마지막 [수호자] 를 쓰러뜨렸으니 관광로의 결계도 풀렸을 거야. 우선은 거기로 가 보자.
요슈아 : 알겠습니다. 별궁으로 통하는 곳 말씀이시군요.
[검은 방주 성당]
케빈 : 뭐, 뭐고...
요슈아 : 전위용 마법진이...!? 이, 이건...
케빈 : ...거참 그럴듯한 타이밍에 나타나네. 아니, 어쩌면... 원래 이쪽 문이 먼저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요슈아 : 하긴...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에르베 관광로]
리스 : 이건...
케빈 : ...아무래도 이 앞에 뭔가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일단...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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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 어...
케빈 : ...역시.
에스텔 : 여긴... 보아하니 에르베 별궁은 아닌 것 같은데...
케빈 : 그래...
요슈아 : 성배의 문장...!?
리스 : 케빈...
케빈 : ...ㅡ여긴 [시온의 집]. 내랑 리스, 그리고 루피나 누나가 함께 살아왔던 곳이다.
<제7화 먼 불길>
리스 : ...이럴 수가... 이, 이게... 재현된 가짜...?
케빈 : 그래... 진짜로밖엔 안 보이는데 말이제. 뭐라고 해야 하나... 공기 냄새까지 똑같은 것 같데이.
리스 : ...응.
에스텔 : 저기... [시온의 집] 이라고 했는데 교회 건물 같은 거야?
케빈 : 그래,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복음 시설] ...뭐, 수도원에 가까운 고아원 같은 거제.
에스텔 : 그랬구나... 그럼... 설마 케빈 씨는.
케빈 : 그래, 고아라는 거제. 뭐, 여러모로 사정이 있어서 여기 신세를 졌지만. 그건 그렇고... 여기 돌아온 건 딱 5년 만이려나.
리스 : 케빈...
케빈 : 어쨌든... [제7성층] 으로 가는 단서는 여기 있을 기다. 우선은 부지 안쪽을 쭉 조사해 보도록 하자.
리스 : 응... 그래.
(우물이 있다. 물은 마르지 않은 듯하다.)
케빈 : 여긴... 식수를 길었던 우물이네. 요즘 세상에 도력 펌프도 없어서 끈 달린 물통으로 긷느라 억수로 고생했었제.
리스 : 응... 그건 정말 힘들었어. 겨울 아침에는 손이 곱아서 새빨개지고...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꽤 즐거웠었던 것 같기도 해.
케빈 : 하하,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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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잠겨 있다.)
케빈 : ...역시.
리스 : 잠겨 있나 보네.
케빈 : 그래... 뭐 됐다, 다른 데도 조사해 보자.
(문은 열리지 않는다. 열쇠 구멍도 없는 것 같다.)
요슈아 : 이건...?
리스 : ...이 문은 통용 출입구라 안쪽 자물쇠밖에 걸려 있지 않아요.
케빈 : 예배당으로 들어가려면 정면 쪽 문으로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거실]
에스텔 : 여긴...
리스 : [시온의 집] 의 거실... 식사 등에 쓰이던 곳입니다.
케빈 : 뭐, 테레사 선생님네처럼 따스한 곳은 아니었지만. 여기 원장이 억수로 엄하고 융통성 없는 할머니 수녀라가지고. 밥 먹을 때마다 기도만 줄창 시키고 말 안 들으면 잔소리하고 혼내고 했데이.
에스텔 : 하아... 많이 엄격했나 보네.
요슈아 : 교회의 고아원이라면 확실히 그 정도는 엄격한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군요.
리스 : ...케빈은 자업자득. 항상 말을 안들어서 선생님을 고생시키기만 했어.
케빈 : 아하하... 뭐, 확실히 그러긴 했제.
[주방]
케빈 : 여긴 주방... 연장자 멤버들이 요리를 하던 곳이데이. 리스가 종종 슬쩍 집어먹으려고 숨어들어왔던 곳이기도 하제.
리스 : 케빈...!
에스텔 : 아하하, 그랬구나. 리스 씨가 먹보라는 건 대강 알고 있었지만.
요슈아 : 후후... 어쩐지 뜻밖이군요.
리스 : 저, 정말... 여러분까지.
케빈 : 하하...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여긴 루피나 누나의 영역이기도 했엇제. 내랑 리스랑 다른 애들한테 따끈한 밥을 만들어주고... 누나가 기사가 된 뒤에는 내랑 리스가 물려받았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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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 응...그리운걸... 케빈이 멋대로 뛰쳐나간 뒤에는 나 혼자 했었는데.
케빈 : 윽...
리스 : ...생각했더니 어쩐지 화가 나네. 지금 당장 여기서 한 상 차려내라고 하고 싶은 기분.
케빈 : 알았다. 알았어. 기회가 생기면 솜씨를 발휘해서 만들어주께.
리스 : ...케빈의 약속만큼 못 믿을 만한 건 없어. 너무 기대는 하지 않고 기다릴게.
케빈 : 하아... 못 당하겠네 참말로.
에스텔 : 아하하...
요슈아 : 후후...
[시온의 집 2층]
케빈 : 여기는 어린이 방... 애들이 자던 곳이데이. 내도 들어오게 된 직후에는 여기서 잤었제.
리스 : 응, 하지만 케빈은 다른 애들을 전혀 따르질 않아서... 언니가 어떻게든 친해지게 하려고 엄청나게 고생했었거든?
케빈 : 그래... 그랬제. 참말로, 그 시절의 내는 고슴도치처럼 귀염성 없는 꼬맹이였데이. 네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온 게 이상할 정도였제.
리스 : ...가시돋힌 태도가 허세라는 것 정도는 알았는걸. 처음에 언니가 초콜릿을 먹였을 때만 해도...
케빈 : 스톱! 그 다음은 금칙사항이다!
에스텔 : (어, 어쩐지 궁금하네.)
요슈아 : (무슨 일이 있었길래...?)
케빈 : 이쪽은... 여자 방이네. 루피나 누나가 줄곧 지내왔던 곳인가.
리스 : 나는 때때로 언니랑 같이 잤었지. 언니 침대, 따뜻하고 정말로 좋은 냄새가 나서... 언니가 여길 나간 뒤부터는 내가 쓰게 됐고... 부러워?
케빈 : 하하... 그래. 그때는 확실히 쬐끔 부러웠었다.
리스 : 뭐야... 좀 더 안달할 줄 알았는데. 너무 솔직해서 재미없어.
케빈 :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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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 여긴 남자 방... 내도 10살쯤부터는 여기로 옮겼었제. 원칙적으로 남자랑 여자는 서로 출입 금지였지만... 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왔었제?
리스 : ...그건 케빈 때문. 청소 당번인 날 아침에도 태연하게 늦잠을 자니까.
케빈 : 그, 그건 문 두들겨서 부르믄 되는 거 아이가.
리스 : 그럼 다른 애들까지 깨워 버리잖아. 역시 케빈 때문이야.
케빈 : ...예이 예이.
리스 : 원장 선생님의 방... 아무도 없네.
케빈 : 그래... 그러고 보니 리스. 그 뒤에 원장 선생님은...?
리스 : ...응. 그때 다치셨던 건 이제 괜찮아. 하지만 은퇴하신 뒤에는 역시 기운이 없어서... 케빈을 무척 만나고 싶어 하셨어.
케빈 : ...그래...
리스 : ...아무것도 없었지. 있다면 역시 예배당...?
케빈 : 그래...
리스 : 케빈...?
케빈 : ...저기, 리스. 그날... 예배당 당번이 너였다면서?
리스 : 어...
케빈 : 이 [시온의 집] 최후의 날... 루피나 누나가 죽은 5년 전의 그날 말이데이.
리스 : ...윽...
에스텔 : 케, 케빈 씨?
요슈아 : ...설마...
케빈 : 내 그 사건 뒤에 원장 선생님 병문안 갔을 때 그렇다고 들었는데... 어때... 맞나?
리스 : ...으, 응... 맞는... 데.
케빈 : 그래... 그럼 리스. 품속이나 주머니 좀 뒤져 봐라. 예배당 열쇠가 들어 있을 기다.
리스 : 어...
(리스는 수도복을 뒤졌다. 그러자 가슴께의 주머니에서 낡은 놋쇠 열쇠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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