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스 : 재미는 무슨.
크로우 : 하하, 편입하자마자 실습 한번 빡세지겠는걸.
엘리엇 : ......
가이우스 : ...왜 그러지?
엘리엇 :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냐.
사라 교관 : 후후, 여하튼 마음을 다잡아 두도록 해. 그리고 갈레리아 요새에서는 나도 합류할 테니까. 귀여운 학생들이 융통성이라고는 손톱만치도 없는 군복 입은 형님한테 괴롭힘 당하지 않게끔 말이지.
나이트하르트 교관 : ...본관은 커리큘럼을 벗어난 불합리한 기합을 시킬 생각은 없다. 어딘가의 기분파 교관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군.
사라 교관 : 으익...
린 : (하아. 어쩐지 앞날이 훤하구나...)
[칠요력 1204년 8월 28일 특별 실습일]
린 : (...응... 그런가... 오늘은 실습을... 아직 시간은 남았을 테지만... 슬슬 일어날까...? 밤중에 연습을 하는 바람에... 아직 졸리지만...) 엣... 꾸엑..
밀리엄 : 아침이야, 아침ㅡ! 자 얼른! 린! 늦잠 자면 안 돼! 열차가 가 버린다구~!
린 : 미, 밀리... 여자애가 어딜ㅡ 끄윽, 명치에...
밀리엄 : 에헤헷! 다 함께 외출~! 으음, 과자나 돈은 얼마까지 가져가도 되는 거지~? 맞다! 간식으로 바나나 싸 가도 돼?
린 : 맘대로 해! 맘대로 해도 되니까! 일단 제발 좀 내려가...!
[제3기숙사]
가이우스 : 왔나.
엠마 : 린 씨, 안녕하세요.
라우라 : 후후, 보아하니 호되게 당한 모양이로군?
린 : 응... 덕분에 눈이 번쩍 뜨이긴 했지만. 어지간히 기대가 되어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아.
엠마 : 후후, 그런 것 같네요.
가이우스 : 저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또래로밖에 보이지 않는군.

린 : 그런데 이번 행선지는... 라우라의 고향이지?
가이우스 : 레그람ㅡ 안개와 전설의 거리라 했던가.
라우라 : 후후, 그렇게까지 거창한 마을은 아니다만... 풍광명미하다는 것은 확실하니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알리사와 피 일행이 올 수 없다는 것이 다소 유감스럽긴 하군.
엠마 : 후훗, 그렇네요.
밀리엄 : 기다렸지~
린 : 유, 유시스...
라우라 : 이건 또...
유시스 : ...누가 이 꼬맹이를 어떻게 좀 해 줘...
엠마 : 아하하...
밀리엄 : 응! 전부 모였네! 그럼 A조, 렛츠 고ㅡ!
[트리스타 역]
린 : 분명 레그람은 바레아하트에서 환승하는 거였지? 그럼 대륙횡단열차가 아니라 크로이첸 본선 열차가 낫겠네.
라우라 : 음. 그리고 바레아하트에서는 에벨 지선이라는 지역 노선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 두 시간당 한 대밖에 오지 않으니 잘 갈아타야 할 테지.
엠마 : 현재, 딱 7시... 10시 반에 바레아하트에 도착해서 점심나절에 레그람에 도착하게 되는 걸까요.
가이우스 : 첫날부터 실습이 있을 테니 빨리 도착하는 쪽이 낫겠지.
유시스 : 흠, 그렇군... 어딘가의 문제아가 소란을 피우지 않을 가라는 보장도 없으니까.
밀리엄 : 아하하, 그렇네~
알리사 : 어머, 너희들.
엘리엇 : 너희도 가는 거야?
린 : 아니, 바레아하트 직통을 기다려야 하니까 20분 정도 뒤가 되려나.
밀리엄 : 그쪽은 줄라이 특구던가? 간 적은 없지만 그쪽도 재미있을 것 같네~
마키아스 : 후우. 여기서부터라면 꽤 걸린다고들 하던데.
피 : 서쪽의 라마르 주를 넘어선 건너편, 북서부의 해안가네.

크로우 : 뭐, 모처럼의 긴 여행이니까. 이 몸의 인기만발 토크를 한바탕 펼쳐줄 테니 안심하시라.
알리사 : 필요 없어요.
엘리엇 : 아하하...
방송 : 곧 2번 승강장에 제도행 여객 열차가 도착합니다.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연결 계단을 건너 승강장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리사 : 그럼 이틀 후에 봐.
엠마 : 예. 갈레리아 요새에서 뵈어요.
피 : 잘 가.
라우라 : 그래. 그대들도 조심해서 다녀오게.
린 : 엘리엇, 마키아스. 나중에 보자. 크로우 선배... 가 아니라 크로우도.
크로우 : 큭큭, 뭐 익숙해질 때까지는 무리해서 부르지 않아도 돼. 일단은 숙제다.
린 : 오, 오케이.
엘리엇 : 아하하, 그쪽도 힘내. 밀리엄도, 너무 들떠서 폐 끼치거나 하면 안 된다?
밀리엄 : 옛써ㅡ!
마키아스 : 전혀 신용할 수가 없는데...
유시스 : ...우연이군. 나도 동감이다.
가이우스 : 바람과 여신의 인도하심을. 서로 무사히 재회하자.
라우라 : 그럼... 조금 있으면 이쪽도 오겠군.
엠마 : 레그람행 티켓을 사 둘까요?
역무원 마틸다 : 안녕하세요. 이번 A조의 행선지는 [레그람] 인 모양이군요?
엠마 : 예, 맞아요.
라우라 : 바레아하트 경유 승차권을 부탁하겠소.
역무원 마틸다 : 알겠습니다. 바로 발권해 드릴까요?
(승차권을 구입해 열차를 기다린다.)
역무원 마틸다 : 바레아하트 경유, 레그람까지 가는 승차권 여섯 분 맞으시지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ㅡ
렉터의 목소리 : 음, 가는 모양이구나.

린 : ㅡ어...!
엠마 : ...아...
밀리엄 : 어라라, 렉터? 혹시 나 만나러 온 거야~?
렉터 서기관 : 음, 모레부터 나도 크로스벨 행이니까 말이지. 이승에서 작별하게 될지도 모르니 이렇게 인사하러 왔단다.
밀리엄 : 아하하, 글쿠나~ 하지만 렉터랑 아저씨가 간단히 죽을 리가 없잖아.
렉터 서기관 : 뭐, 그 아저씨는 어찌 됐든 나는 약하니깐~
라우라 : (누구지...?)
린 : (...제국군 정보국의 렉터 아란도르 대위야.)
가이우스 : (노르드 땅에 나타났던 인물이로군. 공화국군과의 교섭을 성공시키고 전쟁을 막아주었다는 모양이다만...
유시스 : (흥... "아이들" 중의 한 사람, [허수아비(스케어크로우)] 였던가.)
엠마 : (이렇게 다시 보면 첩보 관계자로는 보이지 않네요...)
렉터 서기관 : 뭐, 수상하기 그지없긴 하겠지만 부디 평범하게 어울려 줘. 폐를 끼치거나 하면 사정없이 엉덩짝을 팡팡 두들겨줘도 돼.
린 : 네, 네에...
엠마 : 저, 일단은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요.
밀리엄 : 렉터도 아닌데 폐 끼치거나 하진 않는다니까~ 나 착한 애인걸.
렉터 서기관 : 착한 애는 은색 덩치를 장소 안 가리고 꺼내거나 하진 않아. 쯧, 얼마나 은폐랑 정보공작을 해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밀리엄 : 어라, 그랬어?
방송 : 곧 1번 승강장에 켈딕 경유, 바레아하트 행 여객 열차가 도착합니다.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승강장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린 : 대위님, 실례하겠습니다.
가이우스 : 우리는 이만 실례하겠소.
렉터 서기관 : 엉, 힘내라~ 그리고 나는 일단 "서기관" 이라고 불러달라고. 제국 정부에 소속된 이등서기관이기도 하니까.
엠마 : 그, 그러셨군요...
라우라 : 그럼 서기관님, 실례하겠소.
밀리엄 : 크로스벨 선물 기대할게~

렉터 서기관 : 하하, 듣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는 클래스 같구나... 뭐, 나 때처럼 즐겨 준다면야 다행이겠는걸.
사라의 목소리 : ㅡ[철혈의 아이들(아이언 브리드)] 꽤나 사이가 좋으신 모양이야.
렉터 서기관 : 엇차, 무서운 누나한테 걸려버렸네. 그럼 난 이만.
사라 교관 : ㅡ거기 서. 나한테 뭔가 줘야 할 것 없어?
렉터 서기관 : 큭큭... [자전] 발레스타인. 당신, 사관학교 말고 정보국에 재취업하지 않을래? 지금 받는 급료의 배는 나올 거라고 보는데?
사라 교관 : ......
렉터 서기관 : 이것 참,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다는 건가.
사라 교관 : 당연하지. 시간 낭비는 싫어. 빨리 내놔.
렉터 서기관 : ㅡ현시점에서 판명된 [제국해방전선] 의 멤버다. 간부 일파도 일부 판명됐어.
사라 교관 : 과연. 일단은 고맙다고 해 둘게.
렉터 서기관 : 그리고ㅡ 클레어가 당신에게 보내는 전언이 있어.
사라 교관 : ...말해 봐.
렉터 서기관 : [그들의 진정한 목표는 크로스벨 시에 있다... 그것과 연동해서 심각한 사태가 제국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ㅡ라더군.
[여객 열차]
밀리엄 : 우와~ 어째 파릇파릇하네~ 저기 저기, 유시스! 보리가 왜 초록색이야~?
유시스 : ...크로이첸 주에서는 밀, 보리, 호밀이 재배되고 있다. 그것들을 계절별로 생산하고 있으니 지금은 가을에 수확할 밀이 한창 여물어가고 있는 거다.
밀리엄 : 아, 이상한 허수아비가 있어~! 아하하, 머리가 렉터 같아! 재밌다~!
유시스 : ...윽...
린 : 뭐...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라우라 : 후후, 이런 것을 보면 정말로 나이에 걸맞게 보이는군.
가이우스 : 13살... 내 동생보다 한 살 어린가.
엠마 : 후훗, 그랬죠.
라우라 : ㅡ이쯤에서 이번 실습지에 대해 이야기해 두지. [레그람] 은 제국 남동부의 에벨 호숫가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우리 알제이드 자작가가 다스리는 곳으로 크로이첸 주에 속해 있다.
가이우스 : 크로이첸 주... 유시스의 아버지가 관리하고 있는 주였던가.
유시스 : ...뭐 일단은. 다만, 레그람이라 하면 독자적인 기질을 그 특색으로 하는 영방이다. 주를 관리하는 공작가의 위세쯤은 신경도 쓰지 않을 테지.
라우라 : 음. 부정은 하지 않겠다. 아무래도 아버님ㅡ 알제이드 자작께서는 지나치게 자유롭고 활달하신 분이시니. 허나 증세 건도 그렇고, 그대의 부친께서도 다소 문제가 있다고 사료되네만.
유시스 : 흥, 알고 있다.
엠마 : 그게...
가이우스 : ...조금 미묘한 문제를 건드려버린 모양이군.
라우라 : 아니, 신경 쓸 일은 아니다.
유시스 : 이 정도의 응수쯤, 귀족들 사이에서는 일상다반사인 화제이니.
린 : 으음, 확실히 [사대명문] 은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긴 해도 각각의 영지는 영주가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니까 말이지. 세금에 대해서도 각지의 관습법이 있으니 확실히 여러모로 번거롭긴 해.
엠마 : 그런 것 같네요... 아무래도 제국 정부는 국내의 세금 제도를 통일하려는 모양인데요.
유시스 : 흥. 귀족파와 혁신파가 대립하는 최대의 쟁점들 중 하나로군. 덧붙여 내 아버지로 말하자면 [천지가 뒤집어져도 있을 수 없다] 라 하셨다만.
라우라 : 혁신파의 주장도 이해는 가네만... 지방에는 그 땅 나름의 전통과 풍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을 전부 통일한다는 것은 다소 난폭하지 않을까 싶군.

가이우스 : 흠... 뿌리가 깊은 이야기군.
엠마 :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 같네요...
밀리엄 : 므으~ 그런 얘기보다! [레그람] 에 관한 이야기 중 좀 더 재미있는 거 없어~?
린 : 하하. 확실히 우리가 고민해봤자 소용없는 일인가. 레그람이라고 하면... 역시 [알제이드류] 겠지.
밀리엄 : 아, 라우라네 아빠가 가르친다던 그거?
린 : 그래. 제국 전통의 기사 무술을 전승하는 유파... [반다르류] 와 함께 나란히 제국 무예의 쌍벽을 이루고 있어. 연무장이 있어서, 제국 각지로부터 문하생들이 모여들고 있지?
라우라 : 음, 그 말대로다. 지금 들어와 있는 문하생은 수 명... 그밖의 사람들은 각지로 흩어져 있다.
가이우스 :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 라우라의 부친이시라는 건가.
엠마 : 레그람의 영주이시자 [알제이드류] 의 종가... 알제이드 자작 각하 말씀이군요.
밀리엄 : [빛의 검장] 이었나? 엄청 강한 거지?
라우라 : 그래. 딸인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네만 사람의 경지를 가볍게 넘어섰다. 적어도 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는 확실히 들어가실 테지.
가이우스 : 굉장하군...
린 : ...소문은 익히 들었어.
유시스 : 영방군이나 정규군의 무술 사범을 역임하고 있다고도 들었다. 그 때문에 영지를 비우는 일도 많은 모양이다만?
라우라 : 후우... 그 말대로다. 이번 같은 경우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좋지만 정작 아버님께서는 계실지 어떨지...
린 : 그렇구나...
밀리엄 : 으음~ 될 수 있으면 만나 보고 싶은데~

(오전 10시20분)
여성의 목소리 : 오늘도 바레아하트 방면 특별 급행 열차를 이용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ㅡ다음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바레아하트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밀리엄 : 후아암~ 드디어 도착했구나~ 다음 차로 환승하는 거였던가~?
엠마 : 예. 10분 뒤에 레그람 방면행 열차가 출발하는군요.
라우라 : 서둘러 갈아타야 할 것 같군.
가이우스 : 흠. 바레아하트 거리도 조금 보고 싶었지만.
린 : 그런가. 가이우스는 처음 오는 거였지.
유시스 : ...고원에서의 빚도 있으니 기회가 생기면 안내하지.
(오전 11시30분)
린 : ...깊은 숲이구나.
엠마 :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요정의 숲 같네요.
라우라 : 실제로 그런 종류의 전설은 부족할 일 없을 지역이긴 하군. [창의 성녀] 리안느도 이 땅 출신은 아니었다만... 인간을 넘어선 미모와 강함으로 "요정이 바꿔치기한 아이" 라고 주위에서 수근거리던 일도 있있던 모양이다.
가이우스 : 호오... 재미있군.
유시스 : 실제로 사자전역 종결 후 그녀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것으로 인해 샌들롯 백작가의 핏줄은 끊어졌다. 그런 일화가 있었다 해도 이상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린 : 요정이 바꿔치기한 아이라... 아...
엠마 : ...안개...
가이우스 : 이건...
유시스 : ...분명 레그람은 안개가 끼는 것으로도 유명했지.
라우라 : 그래. 늦여름철에는 드문 일이 아니다. 덕분에 조금 서늘해질 것 같다.
린 : 하하, 그건 다행이네.
밀리엄 : 음냐음냐... 가트... 그건 뽀개면 안 돼~...

[호숫가 마을 레그람]
밀리엄 : 우와앗...!
린 : ......
가이우스 : 이건... 훌륭하군.
유시스 : 나도 처음이다만... 소문과 다르지 않은 광경이군.
엠마 : 안개와 전설의 마을... 인가요...
라우라 : 후후, 마음에 든 모양이라 다행스럽군. 아쉽게도 안개가 끼어 전망은 좋지 않네만... 맑은 날에는 호수가 거울처럼 빛나는 것을 볼 수 있기도 하지.
린 : 정말... 감탄했어.
노인의 목소리 : ㅡ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린 : 에ㅡ
유시스 : 어, 어느새...
가이우스 :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어...
라우라 : 할아범, 마중 나와줘서 고맙네. 은형의 기술... 녹슬지는 않은 모양이군.
집사 클라우스 : 하하, 나이는 역시 거스를 수 없군요. 이제는 아가씨의 성장만이 저의 유일한 즐거움입니다.
라우라 : 후후, 농담도 참... 그나저나, 이 자리에 아버님이 안 계시다는 것은 역시 부재중이시라는 건가.
집사 클라우스 : 아쉽게도 그렇습니다... 언제 돌아오실지 알 수 없다는 말씀이였습니다.
라우라 : 후우, 그럼 어쩔 수 없군. ㅡ소개하지. 알제이드가의 집사를 맡고 있는 클라우스다. 부재중이신 아버님을 대신하여 알제이드류 사범 대리로서 수고해 주고 있다.
린 : 사, 사범 대리...
밀리엄 : 헤에~ 왠지 굉장한 할아버지인 것 같네?
집사 클라우스 : 후후... ㅡ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토르즈 사관학교 VII반 여러분. [레그람]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럼 저택 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