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레리아 요새 병설 군사훈련장]
알리사 : 주력 전차 [아흐첸]...
마키아스 : 저 안쪽에 보이는 건 구식 전차... 군용 비행선까지 와 있는 건가.
가이우스 : 노르드에서도 봤었지...
크레이그의 목소리 : ㅡ잘 왔다.
엘리엇 : 앗...!
린 : 저 분이 엘리엇의...
피 : ...하나도 안 닮았어.
밀리엄 : 아하하, 머리 색은 꼭 닮은 것 같지만 말이야.
나이트하르트 소령 : 수고하셨습니다. 중장님.
크레이그 중장 : 나이트하르트, 수고했네. 발레스타인 교관이라 했던가. 처음 만나는군.
사라 교관 :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크레이그 중장 각하. 금일, 이렇게 사관학교의 커리큘럼에 협조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크레이그 중장 : 뭐, 장래 우리 군에 소속될지도 모를 젊은이들이다. 게다가 반다이크 원수에게는 신세를 지고 있으니 말일세. 그리고, 그쪽이...
린 : (윽...)
라우라 : (이 얼마나 박력있는 시선인가...)
유시스 : (과연 용맹하기로 이름 높은 명장, [붉은 머리의 크레이그]...)
엘리엇 : (저기...)
크레이그 중장 : 어어어서 오려무나ㅡ! 우리 엘리엇!
마키아스 : 헤...
피 : ?!
크레이그 중장 : 반년만인가, 건강하게 잘 지냈니?! 사진으로는 봤지만 이거 이거 꽤나 멋진 제복 아니냐!
엘리엇 : 자, 잠깐, 아버지...

크레이그 중장 : 음, 아직 우람한 체격과는 좀 거리가 있구나... 으음, 천사같은 엘리엇이 이대로 있어 줬으면 싶기도 하다마는... 허나ㅡ 제국의 남아로서 늠름하게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사실!! 눈물을 머금고 널 사관학교에 보내어 남자로서의 의지를 관철한 이 아버지의 심정을 알아다오!
엘리엇 : 커, 컥! 숨 막혀요...!
린 : ...저기.
알리사 : 들었던 것과는 심각하게 다른데...
엠마 : 그, 그렇네요...
크로우 : 와하하! 재미있는 아저씨구만.
사라 교관 : 후후, 재미있는 상관을 모시고 계시는 모양이네요?
나이트하르트 소령 : ...딱히 할 말이 없군.
엘리엇 : 아 진짜, 그만 좀 하시라니까요! 피오나 누나에게 일러버릴 거에요!?
크레이그 중장 : 헉... 에ㅡ ...어쨌거나, 제국군 제4기갑사단 사령관, 올라프 크레이그 중장이다. 금일 있을 합동 군사훈련의 지휘를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알리사 : 저, 저희야말로...
마키아스 : 자, 잘 부탁드립니다.
린 : (굉장한 아버님이시네...)
엘리엇 : (하아... 그냥 넘어가 줘...)
크레이그 중장 : 그럼ㅡ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지. 본 훈련은 기갑사단의, "실전" 을 상정한 종합 훈련이다. 주력인 전차 부대를 중심으로 보병 부대, 장갑차 부대 그리고 군용 비행선을 고도로 연계해ㅡ 기동력을 살려 적 표적군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이 목적이다. 표적군으로는 구식 전차를 사용한다. 자동조종에 의한 회피, 반격도 행해지나 이들은 페인트 탄을 사용하도록 한다. 단ㅡ 그 이외의 부대는 전원 실탄을 사용한다.
알리사 : ...!
라우라 : 실탄... 실제로 파괴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크레이그 중장 : 훗... 그렇지 않고서야 본격적인 훈련이라 할 수 없지. 현재 시각 14시00분ㅡ 음, 딱 예정대로군. ㅡ지금부터 금일의 합동 군사훈련을 개시한다! 제4, 제5기갑사단은 함께 순차 작전행동을 개시하라! 제국과 제국군에게 영광 있으라! 그럼ㅡ 시작!
병사들 : 알겠습니다!
제국군 수비병 : 제5기갑사단, 전차 부대 전진! 장갑차 부대와 부병 부대는 그 뒤를 따르라!
나이트하르트 : 제4기갑사단, 전차 부대, 보병 부대는 함께 전진! 장갑차 부대는 좌우로 전개하라!
가이우스 : ......
밀리엄 : ...대단하네~
엠마 : 이, 이것이...
마키아스 : 근대전ㅡ 장갑사단의 파괴력이라는 건가...
유시스 : ...큭...
라우라 : 저 전차... [아흐첸] 이라 했던가.
알리사 : 그래. 라인폴트에서 2년 전에 개발된 주력 전차... 스펙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피 : 대륙 기준으로도 최강의 중전차일지도.
크로우 : 저런 놈이 정규군에는 수백 대나 배치되어 있다는 거잖아? 솔직히 말해, 버틸 수가 없겠군.
사라 교관 : ...정면에서 맞부딪친다면 상대도 안 될 거야. 국내, 국외 어느 쪽이든 간에.
엘리엇 : ...하하... 정말... 안 되겠어... 대포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괜스레 부들부들 떨려서...
린 : 무리하지 않아도 돼. 이 소리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언가를 잃는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봐.
엘리엇 : ...린...
린 : (...이것도 "힘" 인가...)

(이렇게ㅡ 군사훈련이 종료되었다. 크레이그 중장 휘하의 제4기갑사단은 요새 근방의 야영지로 철수하고... 갈레리아 요새로 돌아온 우리들은 나이트하르트 소령님으로부터 이번 훈련의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ㅡ)
제국군 병사A : 미안하구나, 우리가 먼저라.
린 : 아뇨... 저희야 신세를 끼치고 있는 신분이고 하니.
알리사 : ...걱정하지 마세요.
제국군 병사B : 뭐, 저녁 식사는 낮보다 훨씬 제대로 된 게 나올 테니까. 뭐니 뭐니 해도 1주일에 딱 한 번 찾아오는 해시라이스의 날이니까!
엘리엇 : 아하하... 제국군의 전통이었죠?
밀리엄 : 응~ 냄새 좋다. 배가 고파졌어.
제국군 병사A : 그러고 보니 너희를 담당하시던 교관님은 어디 가셨니? 미인이시기도 하고, 이야기를 좀 나눠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마키아스 : 아아... 나이트하르트 교관님과 함께 요새 사령관님을 뵈러 가셨습니다.
엠마 : ...식사는 저희들끼라 하라고 말씀하셔서요.
제국군 병사B : 그런가... 하지만 뭐 나이트하르트 소령님과 함께 계시다면야.
제국군 병사A : 제4사단 녀석들은 참 대단하지? [붉은 머리의 크레이그] 에다가 그 무서운 소령님까지 계시니깐.
린 : 하하...
피 : 근육근육한 느낌.
제국군 병사A : 아차, 쓸데없는 이야기로 해시라이스가 식어 버렸다간 곤란하지.
제국군 병사B : 그럼 내일 또 보자.

[요새 식당]
알리사 : ...맛있어...
엠마 : 후후, 점심 때의 식사가 거짓말 같아요...
가이우스 : 아아, 스며드는 맛이로군.
유시스 : ...흥...
밀리엄 : 아아, 정말! 다들 너무 칙칙하다니까ㅡ!
크로우 : 이것 참, 너무들 민감한 거 아니냐?
마키아스 : ...어쩔 수 없습니다. 사관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것들을 전부 부정당한 듯한 기분이니까요.
엠마 : 교양, 학력, 무술... 실제 전쟁에서 그런 것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지는 거로군요.
피 : ...뭐, 그렇지. 단순히 "전쟁" 을 하는 것 뿐이라면 그런 건 필요 없어.
가이우스 : 중요한 건 순수한 병력과 최신 병기와 전체적인 화력... 그것들을 살릴 수 있는 기술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전략인가.
알리사 : ...[아흐첸] 도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어. 2년 전 어머님이 정규군에다 자신만만하게 팔아넘기고 계셨던 건 기억하지만...
라우라 : 솔직히... 나도 조금 낙담했다. 저러한 병기가 주역을 담당하는 전장에서 검이 활약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
엘리엇 : 으응~ 그렇다고 해서 무술이 쓸모가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린 : 하지만... 우리들은 조금 착각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 오늘 훈련장에서 본 것은 순수한 "힘" 일 테지. 이념도 이상도 관계 없이ㅡ 휘둘러지면 오로지 결과만이 남게 되는 "힘" 이야.
엠마 : 확실히...
라우라 : 검도 총도 그런 의미로는 같은 연장선상에 있군.
알리사 : ...이 요새에 보관되어 있는 [열차포] 같은 것도 마찬가지지.
마키아스 :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이번 훈련을 우리들에게 보여 준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걸.

유시스 : 흥... 꽤나 완곡한 방식이었다만.
사라의 목소리 : 야호~ 꽤나 분위기가 무르익은 모양이네.
린 : 사라 교관님...
알리사 : 이야기는 끝내셨나요?
사라 교관 : 그래. 크로스벨의 통상회의에 관한 정보라든지 하는 것들을 얻어왔어. 그리고... 테러리스트에 관한 최신 정보도.
린 : ...!
라우라 : [제국해방전선] 인가...
사라 교관 : ㅡ내일 일정을 전달할게. 오전 중에는 정규군의 기초 체력 트레이닝에 참가. 오후부터는 특별 강의와 함께 대략적인 정보를 알려줄게. 그리고 그 다음은ㅡ [열차포] 의 견학 허가가 떨어졌어.
알리사 : ...그런가요...
피 : 조금 기대될지도.
크로우 : 이야~ 일정 한번 호화판인데?
사라 교관 : 뭐, 모처럼 너희들을 일부러 여기까지 데려온 거니까. ㅡ어떤 나라라 해도 많든 적든 간에 군대라는 "힘" 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이 갈레리아 요새는 그 힘을 무척이나 알기 쉬운 형태로 보유하고 있지. 제국의 사관학교에 재적하고 있는 이상 너희들은 알 필요가 있어ㅡ 제국이 현시점에서 쥐고 있는, 자신들이 앞으로 다루게 될지도 모를 "힘의 크기" 에 대해.
엘리엇 : 아...
린 : ......
사라 교관 : 후후... 그으럼, 나도 소문의 해시라이스를 받아오실까! 그렇게까지 맛있다고 하니 조금 기대가 되는 거 있지~
린 : ...우리들도 얼른 먹도록 할까.
알리사 : 그래... 조금 식긴 했지만.
밀리엄 : 더 받아와야지~ 아, 유시스. 안 먹을 거면 내가 먹어도 돼?
유시스 : 에에잇! 먹지 않을 리 없잖나!

정비사A : (타닥타닥...) 좋아. 이걸로 됐겠지. 으라차! 오늘 할당량 끝!
정비사B : 하아~ 어휴, 드디어 목욕을 할 수 있겠어.
정비사C : 뭐, 훈련 전후는 완전히 아수라장이니까. 도력 넷이라... 이 녀석을 들이고부터는 자재관리 등 여러모로 꽤 편해졌지만.
정비사A : 듣자하니 크로스벨에선 그럭저럭 쓰이고 있다던데? 제국에도 보급해 주지 않으려나.
정비사C : 유선으로 통신을 보내는 시설이 필요한 모양이니까. 제국처럼 영토가 넓어서야 보급에는 꽤나 오랜 시일이 걸릴 것 같다더라고.
정비사A : 뭐지...?
정비사B : 도력 메일... 사령부에서?
정비사C : 어ㅡ 이봐, 진짜야?!
정비사B : 아 진짜, 이래서 도력 넷 따위! 24시간 내내 시간도 안 가리냐!
정비사D : 뭐야, 왜 그래?
정비사B : 왜고 자시고... 내일 추가 훈련이 있나봐.
정비사C : 내일까지 아흐첸 20대에 "C유닛" 을 달아 놓으라는걸.
정비사D : 우엑! 진짜로?!
정비사E : 밤샘 확정이잖아?!
정비사F : 애초에 [C유닛] 은 그만큼 많이 남지도 않았을 텐데?!
정비사A : 아냐... 화물편으로 오늘 저녁쯤 막 도착했어. 딱 20개였지.
정비사D : ㅡ어쩔 수가 없군. 하자.
정비사E : 아오...! 하다못해 샤워만이라도 좀!
정비사F : 식당에다 야식이랑 커피라도 부탁하고 올까...
[칠요력 1204년 8월 31일]
(ㅡ특별 실습 마지막 날. 이날은 마침 건너편의 [크로스벨 자치주] 에서 통상회의의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었다. 그런 가운데, 우리들은 오전 동안 정규군 병사들과 함께 체력 트레이닝에 참가했고... 어떻게든 해내고 난 뒤에는 어제와 똑같은 메뉴의 점심을 무아의 경지로 먹어 치웠다. 그리고 오후ㅡ 군사학 특별 강의에서 우리는 드디어 테러리스트에 관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마키아스 : [제국해방전선] 이 크로스벨 방면에...?!
사라 교관 : 그래. 최소한 정보국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아. 아무래도 공화국 쪽에서도 다른 테러 조직이 잠입한 모양이라. 꽤나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 같네.
엠마 : 그럴 수가...
린 : 뭔가 대책은...?!
나이트하르트 소령 : 당연히, 나름의 대책을 취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ㅡ 이 건에 관해서 완전히 정보국의 관할이라서 말이다. 정규군도 [신뢰할 수 있는 협력자가 있다] 라는 정보밖에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다.
라우라 : 신뢰할 수 있는 협력자...
크로우 : 어이, 꼬맹이. 넌 뭔가 알고 있지?
밀리엄 : 응~ 알고는 있지만 이야기하긴 좀 곤란할지도~ 그치만 엄청나게 센 사람들이라는 정도는 말해도 되려나?
엘리엇 : 어, 엄청나게 센 사람들이라니...
피 : 몇 명 짐작 가는 사람은 있지만...
사라 교관 : 뭐, 그쪽은 신경 써 봤자 어쩔 수 없어. 문제는 테러리스트ㅡ [제국해방전선] 이라는 조직의 규모가 상당했다는 것. 적어도 최신형의 군용 비행정을 보유하고 있어.
린 : 정말입니까?!
유시스 : 비행정... 라인폴트사의 제품인가?
나이트하르트 소령 : 그래. 출처는 알 수 없지만 고속 타입의 모델인 모양이다. 정규군에서 주로 쓰이는 중장갑 타입과는 다른 계통에 속하는 시리즈지.
알리사 : ...RF26 시리즈. 버전은 몇 가지 나와 있지만...
가이우스 : 하지만... 비행정 등을 가지고 있다는 건 간단히는 잡을 수 없다는 뜻일 텐데?

사라 교관 : 그래. 그 말대로야. 가뜩이나 행방이 묘연한 놈들이었는데... 이제 언제 어디서 나타나더라도 이상할 것 없게 되어버렸어.
린 : ......
엠마 : ...걱정되네요. 황태자 전하께서도 참석하고 계신데.
알리사 : 거기다... 토와 회장님도 크로스벨에 계시잖아.
린 : 그래...
크로우 : 뭐, 확실히 쬐끔 걱정되는군.
밀리엄 : 응~ 아저씨랑 렉터도 있으니까 괜찮을 테지만 말이야~
라우라 : ...그건 그렇고. 테러리스트가 크로스벨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제국 내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엘리엇 : 화, 확실히...
마키아스 : 실제로 저번 달의 하지제에서는 황녀 전하를 노렸었지...
피 : 재상을 노리는 척하고... 라는 건 있을 법 해.
사라 교관 : 거기에 관해선 철도헌병대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모양이야. 황제 폐하를 비롯해 다른 황족 관계자에 대해선 일단 안심해도 될 것 같아. 그 밖에도 경비가 허술한 곳들은 어느정도 커버하고 있는 것 같아.
유시스 : 흥. 용의주도하군. 그러고 보니... 테러리스트 멤버의 신원도 슬슬 파악되기 시작한 모양이던데?
사라 교관 : 그래. 정보국 방면에서 보내왔다는 게 좀 아니꼽지만.
나이트하르트 소령 : 지금 영상을 보여주도록 하지.
린 : 간부 [G]ㅡ기데온!
라우라 : 황녀 전하 일행을 납치했던 자인가.
알리사 : 그리고 노르드 고원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던...
유시스 : 대체, 정체가 뭐지?
사라 교관 : 본명은 미하엘 기데온. 제도에 있는 [제국학술원] 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전직 조교수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