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폐인 여행前記] 수도원 문화의 성격

image

영국 요크 파운틴스 수도원

우리는 파운틴스 수도원에서 세상과 단절된 측면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수도원은 상황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속세와 단절되어 있었던 공동체였다. 우리는 몽 생 미셸 수도원에서 인근 소도시 시민들이나 순례자들과 훨씬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공동체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대조적인 모습에서 수도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와 마주하게 된다. 수도사의 생활과 수도사의 공동체는 내향적이고, 내면을 중시하며, 개인의 문제들과 개인의 구원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까? 수도사의 생활과 수도사 공동체는 외향적이고, 기도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면에서도 바깥 세계에 도움을 주려고 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하나라고 한다면, 파우틴스 수도원과 몽 생 미셸 수도원 가운데 한 수도원은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파운틴스 수도원에는 속세로부터 벗어나려는 절박한 소망이 반영되어 있고, 몽 생 미셸 수도원에는 세상 속에서 생활하려고 하면서도 세상에 메이지 않으려는 노력이 반영되어 있다. 보다 정확히 이야기해서 몽 샐 미셸 수도원은 지상과 하늘 두 곳에 동시에 매달리기 위해 고난도의 고개를 부렸던 것이다. 영국해협 쪽으로 돌출해 있는 바위산 위에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는 독특한 건물에서도 몽 생 미셸 수도원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다. 수도원의 탄생

1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고 먼저 가볼만한 곳을 미리 학습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곳을 가게 될지 모르겠다. 선행 경험자들의 기록들과 문화유적에 녹아있는 정신들을 탐구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 정리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꼭 가야겠다는 충동까지 일어난다. 가게 될지 모르는 곳을 비트로 캡처하면서 시각에 의존하여 일어난 생각을 기록하는 이 시점의 감상과 훗날 직접 몸이 움직여 바로 그곳에서 오감으로 일어날 즉흥적 체험의 어긋남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살펴보는 것이다.

2
영성에 대하여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서양의 영성문화에 초점을 두었다. 나의 모태신앙은 가톨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불교신자에 가깝다. 그렇지만 지금은 종교의 시대라기보다는 영성의 시대이다. 내가 믿는 종교를 구태여 확인 시킬 필요도 없고 강요할 필요도 없는 시대다. 강요한다고 해서 남의 정신이 나의 정신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함부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宗敎, 최고의 가르침라는 이름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수직적 탑-다운 관계가 아닌 수평적 상호 존중의 관계 위주로 시대는 전이되고 있다.

덧: 믿음이라는 의미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신앙信仰이라고 표현하는 실체를 모르는 절대자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아닌 철학적 사유와 체성somatic의 체험에 의한 강한 확신을 믿음으로 정의해야한다. 신앙이 아니라 신심信心, 믿는 마음으로 바꾸어야 한다. 수도자 혹은 수행자라고 표현하는 그 사람은 바로 이 신심을 얻었거나 얻으려고 끊임없이 살아가는 실천적 행동자일 것이다.

3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서쪽은 금에 해당하는데, 금의 속성은 딱딱하고 수렴/응축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서양의 건물들은 대부분 석조건물의 문화이다. 반대로 동방목東方木이라고 표현하듯이 동양의 건물은 나무를 기반으로 건립되었다. 목의 속성은 발생/태어남/일출을, 금의 속성은 소멸/죽음/일몰을 상관시키곤 한다. 그래서 서구의 기독교는 죽어서 가야하는 천국을 지향했고 동양의 유교 혹은 도교 문화는 지금 살아가는 현재의 삶 혹은 영원한 삶의 실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불교는 죽음과 삶 양쪽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실천에 근거하고 있다. 불교의 발원지가 지구의 중심이라고 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인도의 에베레스트 산에 근거하기 때문일까? 그곳이 중앙 토의 속성인 동방과 서방을 모두 포섭하는 문화적 저장고일지도 모르겠다. 오행의 속성으로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4

파운틴스 수도원에는 속세로부터 벗어나려는 절박한 소망이 반영되어 있고, 몽 생 미셸 수도원에는 세상 속에서 생활하려고 하면서도 세상에 메이지 않으려는 노력이 반영되어 있다.

다른 종교 문화라고 해도 수행의 성격은 유사하다. 불교에서 표현하는 소승과 대승의 지향점 논쟁과 비슷하다. 그러나 도를 닦는 수행자들의 삶이 개인적인지, 사회적인지는 개성의 문제일 것이다. 이것은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삶이 옳고 너의 삶이 그르다가 아니라 태어난 이생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의 문제인 것이고 이것은 그 시대의 상황과 함께 결정되어지는 것이지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화석화 되어 고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몽생미셸 수도원


ps. 스페인의 수도원 기행이 주목적이지만 우선 관심이 가는 유럽 수행 문화의 유산 몇 곳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여행기


자비 관음상이 모셔있는 길상사를 다녀와서


스페인 여행前記


프롤로그





[스폐인 여행前記] 수도원 문화의 성격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H2
H3
H4
Upload from PC
Video gallery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