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우리에겐 대답할 것이 준비되어 있는가?

비트코인 가격이 6천 달러를 넘어 8천 달러를 뚫고 올라오면서 암호화폐의 겨울이 끝나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여러 상승의 이유가 제시되고 있지만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비트코인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믿는' 자산이 되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앞으로 1년 뒤 그리고 이후 매 4년마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거치며 점차 희소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누가 먼저 말하느냐의 차이일 뿐 반감기에 기반한 상승 예측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필자도 7개월 전과 4개월 전에 현재와 같은 상승장을 예측(?)하며 가벼운 글을 적기도 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보며 드는 생각, 올해 정리와 2019년 전망, 그리고 우리가 할 일).

아직 완연한 봄이라 할 수도 없는데 벌써부터 주변에서 비트코인 구입과 시세 흐름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한켠에는 비트코인은 사기일 뿐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도 암호화폐 경력이 6년차인지라 이제는 웬만한 질문에는 다 답을 할 수 있고, 암호화폐가 왜 가치가 있고 어떤 사회적, 경제적 함의를 갖는지 제법 설명해줄 수도 있다. 성경 베드로전서에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라는 말씀이 있다(물론 복음전도에 대한 것이지만).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필자는 이제는 조심스럽게 말할 수는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 대답할 것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아직 온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 2017년 암호화폐 광풍이 불었을 때, 이를 한번에 잠재운 거래소 폐쇄 발언 이후로 우리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은 아직까지도 이 새로운 자산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였다. 여태까지는 괜찮았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2천만원보다 한참 아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책적 무지와 편견, 그리고 게으름은 잠재적인 피해자를 구제하였다는 구실로 가릴 수 있었다. 그 동안 부실거래소와 사기, 다단계 코인들이 제도공백 틈으로 들어와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것도 '비트코인 같이' 실체도 가치도 없는 자산에 투자를 한 개인들의 잘못으로 치부될 수 있었다.

사실 2017년의 준비되지 않은 답변은 그 이전 3년의 결과물이었다. 2013년 말 비트코인이 1천달러까지 급등(!)하고 2014년 1월 마운틴곡스 사건이 터진 뒤 암호화폐는 지금과 비슷한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많은 국가의 정책입안자들은 그 기간동안 암호화폐에 대한 정책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산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시민들이 입을 피해를 막기 위해 여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어차피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비슷한 사람이겠지만) 그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기에 2017년의 그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제 암호화폐 시장의 봄이 오고 3년여의 기간을 견딘 꽃눈이 움트면, 그리고 비트코인 시세가 예전과 같은 흐름으로 흘러간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2천만원을 한참 상회할 것이다. 이 때가 되면 우리 사회는, 우리 정부는 무슨 답을 할 수 있을까? 이제 더 이상 2천만원보다 낮아서 피해자를 구제했다는 답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 3년을 버티고 새로운 부를 누리게 될 사람들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잠깐 겨울이 왔다 갔을 뿐 우리가 했던 판단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사회에 되물을 것이다. 그 동안 우리에게 왜 그렇게 혹독하게 대하였냐고.

2014년부터 헛되이 보낸 3년에서 깨닫지 못하고 우리는 또다시 3년을 허비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법을 지키며 블록체인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좌절시키고 법망을 피해 사기를 치려는 사람들은 활개를 칠 수 있도록 방치하였다. 새로운 자산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를 도우려기보다는 도박과 사기라는 꼬리표를 달아 사회로부터 소외시켰다. 오랜 시간동안 벌어진 간극이기에 회복에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겠지만 하나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지금 당장부터라도 처절한 반성과 돌이킴이 없다면 다가올 추수의 계절에 우리에게는 후회 외에는 거둘 열매가 없을 것이다.

이제 1년 정도 뒤면 비트코인 반감기이다(예상으로는 373일 남아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만큼 신속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소와 다단계 정비이다. 암호화폐 상승장이 온다면 달콤한 꿀을 빌미로 많은 사람들을 꾀어내어 고혈을 빨려는 '꾼'들이 나타날 것이다. 블록체인이 이전보다 사회 전반에 널리 퍼진만큼 그 피해도 이전보다 훨씬 더 클 것이기에 정부와 거래소가 긴밀히 협력하여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를 높여야 한다. 아직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리론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회적 자원을 투입해서 암호화폐를 더 연구하고 이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일선 정책입안자들과 전문가, 산업계와의 심도있는 소통은 더욱 중시되어야 하며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도 우리는 저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무엇보다도 2015년 전까지 암호화폐 불모지였던 나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린 경험이 있다. 우리는 대답할 것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전처럼 다시 결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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