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문학 5

[반말주의] 안녕? 수요일이라 지친 사람들 많을거야. 그런데 그만큼 주말에 가까워진거니까 조금만 더 힘내.

오늘은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작품 전체 요약 같은건 안 하는거 알지? 깨알 같은 포인트만 꺼내줄거야.

공부만 한 남자가 있었어. 똑똑하기도 하고 학구열이 높아서, 젊은 나이에 옥스포드 강사가 됐어. (옥스포드 교수 직위는 좀 복잡하고 예전엔 아마 더 그랬을텐데 그냥 대충 강사라고 하자.)

그러다가 어떤 여자애를 알게 되는데, 여자애가 어려서 뭘 잘 모르고 미숙하고 그런걸 귀엽게 봐주기는커녕 굳이 막 이겨먹으려고 해. 자신의 이상형은 매우 고고하고 멋진 여자니까, 눈에 안 찬다는 거겠지. 여자애는 여자애대로 남자가 관심을 안 보이니까 약이 올라서, 둘이 자주 투닥투닥해.

그러면서 나온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어.

남자: 너는 음악을 좋아하고 건반 연습을 더 하기 위해 더 좋은 악보가 필요하다고 항상 말하지만,훌륭한 악보랑 예쁜 귀걸이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분명 귀걸이를 선택할거야. 여자들은 그렇다니까.
여자: 그렇지 않아, 악보도 갖고 싶어. 하지만...
남자: 하지만 귀걸이가 더 좋다 이거지?
여자: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게 아니라구!

이런 식으로 말다툼 비슷하게 하고 끝나. 그러고 나서 남자가 집에 갔는데, 자꾸 이 여자애가 생각이 나. 그래서 귀걸이를 사러 가게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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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s of the D'urbervilles(테스)로 유명한 토머스 하디의 A Pair of Blue Eyes (한 쌍의 푸른 눈- 실제 어떻게 제목이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다)의 한 장면이야. 하디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일반 포스팅을 한번 할 생각이야.

선물은 평소에 관심이 있어서 사들이는 물건 말고, 약간은 특별한 게 좋다고 생각해. 실용성으로 치면 더 좋은 물건이 많겠지만, 계속 써야 되는 물건을 남이 골라주면 취향에 완벽하게 맞지 않을 가능성도 높지. 가족 관계가 아닌 이상 실용성보다는 장식성이 있는 게 선물로 더 적합할 수도 있어. "꼭 필요하지는 않아서 쉽게 사지는 못하지만 예뻐서 생각나는" 그런거. 예전에 자꾸 가전이나 가구 보내주던 사람이 있었는데 좋다고도 싫다고도 하기 힘든 때가 많았다. 그럼 내일 회차까지 안녕!

p.s. 아래는 검찰 측 증인을 다룬 지난 회차에 대한 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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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피의자 청년: 그런데 말이죠, 그런 것과 상관 없이, 만일 제가 범인이라면 얻은 게 하나도 없잖아요. 부인의 죽음은 제게 이득이 되기는커녕, 그간 있던 지원도 끊어버린 악재 아닌가요?

변호사 (외알 안경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며): 정말로 몰랐습니까? 최근에 변경된 부인의 유언장에 따르면 당신은 그녀의 재산을 물려받게 되어 있습니다.

@songa0906 형도 근접하게 답을 내놓았는데, @dropthebeat 형이 거의 딱 맞춘 것에 가까워. 미약하게나마 정답을 맞춘 지난 회차의 댓글에 보팅하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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