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o 이야기 / 해킹이 탄생시킨 레고 CAD 프로그램 LDD

김달걀입니다 :D




LEGO가 너무 비싸서 구매하기 망설여지시나요? 그렇다면 모니터 앞에 앉아서 마우스만 사용해서 LEGO 브릭을 조립해 보는건 어떠실까요? 아래의 이미지처럼 근래에 출시한 제품들도 만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그것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가능합니다! 바로 LDDLego Digital Designer(이하 LDD) 라는 LEGO CAD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됩니다. 무려 LEGO사에서 정식으로 배포하는 LEGO 3D CAD 프로그램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LEGO Digital Designer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


▲ LDDLego Digital Designer프로그램 작업 화면 (75192 스타워즈 UCS 밀레니엄팔콘)


LEGO사는 호구일까요? 이런 엄청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니.. 더군다나 LEGO사에서는 출시된 제품들의 조립설명서까지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니 그냥 공짜로 즐기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문자그대로 LDD와 설명서 다운받으면 공짜로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근래에 여느 기업들처럼 처음에 무료로 제공하고 점차 유료화하려는 걸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전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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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마인드스톰 RIS의 출시 전 티저 영상 (움짤)


90년대 말 닌텐도를 비롯한 전자 장난감의 등장으로 위기 맞은 LEGO사는 1998년 새로운 CEO 포울 플로우만을 영입하며 새로운 시도들을 합니다. 거의 모든 시도들이 실패하고 2004년 플로우만을 해고하고 말지만 한 가지 실패에서 재미있는 교훈을 얻긴 했습니다.


교훈을 준 것은 바로 마인드스톰Mindstorms 해킹사건 이었습니다. 플로우만이 부임하던 1998년에 소프트웨어와 각종 센서, 제어 장치를 레고와 접목시킨 움직이는 레고 1세대 마인드스톰을 출시했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였던만큼 각고의 노력 끝에 기대를 하고 출시했지만, 출시된지 1개월도 되지 않아 스탠포드대 학생에 의해 LEGO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프로그램 코드가 인터넷에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노출과 동시에 레고 팬들은 프로그램을 변형해 마음대로 마인드스톰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LEGO사는 즉시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사태는 더 확산되기만 했습니다. 공개된 소스코드로 인해 변형된 마인드스톰 버전들이 인터넷 상에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던 때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마인드스톰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것이었습니다. 레고사는 무릎을 탁 치며 방향을 선회하여 소스코드를 완전히 공개하기로 합니다.



더 나아가 경연을 통해 오히려 외부 개발을 장려하여 제품을 개선시키게 됩니다. 심지어 마인드스톰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에 '해킹의 권리Right to back'를 명기하기 까지 합니다. 그 결과 백만세트 이상 판매하면서 단일 품목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게 됩니다.


▲ Lead User 에 의한 사용자 혁신 흐름도 - 한국경제


사용자 혁신의 힘을 깨달은 LEGO사는 이후 후속작인 마인드스톰 NXT에는 아에 '리더 유저'들을 개발에 참여시켜 출시하게 됩니다. [2006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매니아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디자인 바이 미 Design by me ' 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 '디자인 바이 미' 시리즈 웹페이지 - LDD 초기 버전이 다운로드 가능했다.




'디자인 바이 미' 서비스가 바로 LDD CAD 프로그램을 기반으로한 것입니다. LEGOfactory.com이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LEGO 3D CAD 프로그램으로 고객이 원하는 모양으로 디자인해서 주문하면 제품으로 집으로 배송해주는 획기적인 서비스였습니다. LEGO Ideas' 21313 - Ship in a Bottle 프리뷰에서 이야기해드렸던 Ideas' 시리즈의 모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아이디어를 제품화해주는 서비스로써 '사용자 혁신'을 활용한 점이 같기 때문입니다.


▲ 현재 서비스가 종료된 '디자인 바이 미'


고객의 디자인을 제품화해주는 '디자인 바이 미' 시리즈는 오래가지 못해고 사라집니다. 사라졌다기 보다는 둘로 나뉘어졌다고 보시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디자인 바이 미' 시리즈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 고객의 설계 그대로를 배송해주면 그 제품이 레고사 설계 표준에 훨씬 못 미치는 질일 경우가 많았다.
  • LDD CAD 프로그램만 사용량은 많은데 제품으로 구매하는 전환율은 겨우 0.5%에 미치지 못했다.
  • 고객이 공개하는 디자인의 저작권 문제, 음란한 디자인의 문제 등을 감당할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과정도 간결하고 현명했습니다. 사용자 혁신을 배운 LEGO사는 '도구'와 '참여'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단순히 그 둘을 분리해 놓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사용자 혁신'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도록 '도구'에 해당하는 LDD CAD 프로그램 서비스는 여전히 무료로 배포해주지만 오프라인화해버립니다. 단지, 고객들이 집에서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LEGO사에서는 더이상 고객들의 디자인에 대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고, 고객들은 여전히 본인의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공상이라는 뜻의 '큐소Cuusoo'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LEGO사가 직접 열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만든 작품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바로 이 곳에서 여전히 제품화 서비스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자신이 올린 창작품이 1만명 이상의 서포트를 받고 LEGO사 심사를 통과하면 제품화 되는 것입니다. 후에 'Ideas' 시리즈로 이름이 바뀐 이 서비스로 여전히 '참여'를 이끌고 고객 에너지가 끊이지 않도록 해준 것입니다.


▲ 이 레고 매니아의 작품은 CUUSOO 커뮤니티에서 결국 10,000 Support를 달성하고 출시된다.
( CUUSOO 시리즈 네번째 제품 21103 백 투 더 퓨쳐)


큐소 시리즈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며 2012년에는 오로지 고객 참여로 개발한 신제품이 매출의 60%에 달할 정도로 성공을 거둡니다. '사용자 혁신'의 중요성을 깨달은 LEGO사는 아마도 영원히 'LEGO Digital Designer 3D CAD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할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는 제가 종종 사용하는 LDD 프로그램에 대한 조작법을 간단히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음을 알게되고 여러분들께 이야기해주고 싶어졌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레고 구매가 망설여지시는 분들 계실겁니다. 시간이 나고 아이들과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 되실 때 LDD설명서를 다운받으셔서 같이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마지막으로 LDD 로 작업한 제 창작품도 하나 보여드리고 갈게요 : )


▲ LDD 를 활용하면 창작에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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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펑션을 활용해 송신기로 구동되는 창작품에 관심이 많습니다.(움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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