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가, 그 세계관에 대한 심층 분석 - 5. 스팀의 화폐발행 정책


스팀잇은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가, 그 세계관에 대한 심층 분석 - 5. 스팀의 화폐발행 정책 


스팀 세계관 시리즈를 4편까지 올렸다. 그리고 $64.06 달러의 보상이 주어졌다. 잠 못자고 쓴거에 대한 보상 치고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브런치나 네이버 블로그 생각하면 스팀잇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참으로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혹 이전 4편을 못 보신 분들은 1편(스팀 3원칙), 2편(스팀의 문제해결), 3편(스팀의 3종화폐), 4편(스팀의 토큰 이코노미 구조도)를 참고하시길.

스팀잇에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도 스팀잇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스팀 커뮤니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해야 한다는 것도, 스팀파워 보팅바와 풀보팅의 즐거움도, 그래야 조회수도 보상도 더 늘어난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팀잇은 파면 팔 수록 계속 새로운 것들이 나온다. 다른 스팀계정 지갑과 거래내역도 다 볼수 있고, 그 중 가장 많이 보유한 어떤 한국분은 $150만불(@skan)을 보유하고 있었고, steemd 혹은 steemdb 등을 통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계정의 거래를 속속히 볼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참으로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가 잘 돌아가는 서비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팀잇의 확장 가능성과 한계는 추후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스팀의 화폐발행 정책을 알아보겠다. 


8. 스팀의 화폐발행 정책


스팀은 ICO를 했을까?

처음에 스팀잇을 접했을 땐 당연 ICO를 해서 자금을 확보한 후 개발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스팀을 파면 팔 수록 ICO를 안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팀에선 글쓰기, 큐레이션이 화폐발행 행위이고 글쓴 보상으로 스팀 커뮤니티가 저자 혹은 큐레이터 등에게 즉시 스팀달러, 스팀파워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글이 많이 쓰여질 수록, 큐레이션이 많이 될수록 화폐도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것이다.

이건 뭐지? 미리 화폐를 발행해서 돈을 확보한 다음 개발하고 그 발행된 화폐는 회사의 미래가치를 기대하며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인데 스팀은 다른 것이다.

그래서 검색 본능을 발휘하여 찾아봤다. 코인마켓캡에선 현재 발행된 스팀은 267,966,168STEEM이며, 이 중 250,992,074STEEM(2018년 3월 5일 기준)이 거래되고 있었다. 스팀 시가총액은 9천억($877M)원 수준에 형성되어 있었다. 스팀달러도 상장되어 있는데 총 유통물량은 10,126,624SBD이며 시총은 4백억원($36M)에 머물고 있다. 역시 스팀 백서에 적혀있는 그대로 스팀달러는 부채성격이기 때문에 부채비율 조절을 위해 스팀 시총의 10%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구글의 도움을 받아 아무리 검색해도 스팀잇이 ICO를 했다는 뉴스는 없다. 그럼 투자는 받았을까? 중국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INBlockchain'의 홈페이지를 보면 2016년 투자 포트폴리오에 스팀잇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투자를 수백억원 받은 것은 아닐텐데 초기 개발자금은 충분했을까? 실마리를 하나 얻은 것은 CEO '네드 스캇(@ned)'은 PEF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CTO '댄 라리머(@dan, @dantheman)'는 Bitshares(시총 6천억원) 창업자 출신이라 초기자금은 비교적 넉넉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본다. 실제 스팀잇 계정만 보더라도 @steemit @blocktrades @ned @dan @dantheman의 지갑에은 엄청난 양의 스팀이 들어있다. 물론 내부 거래용 혹은 창업자 보상이지만 말이다. 나와 비교하니 초라하기만 하다. 흑흑. 난 언제쯤 자본가 대열에. 흑흑. 


합리적 추론으로 스팀은 ICO를 하지 않았다. 그저 글쓰고 큐레이션 하는 등에 보상으로 화폐를 발행해 오고 있을 뿐이다.(혹 다른 반론 증거를 제시하면 즉시 수용하고 수정하겠다. 보상으로 스팀달러도 쏘겠다)

또 하나의 증거로는 2016.07.29일자 Smith and Crown(https://www.smithandcrown.com/complicated-mechanics-steem/) 기사에 따르면 스팀의 초창기 화폐 발행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총 109,000,000STEEM 중 대부분인 97.25%(106,000,000STEEM = 453,000SP)가 스팀파워로 되어 있고 단지 2.5%(2,780,000STEEM) 만 유동성 있는 스팀으로 되어 있다. 즉, 화폐 발행량의 대부분을 스팀파워(장기투자자산)로 내부에 유보해 두고 저자 보상으로 스팀파워를 지급하여 시중에 유동성 스팀이 증가하게 한 것이다. 

스팀은 보상으로 현재까지 약 24백만불 지급하였다. 전체 발행량 268백만 스팀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긴 하다. 

스팀의 화폐발행 정책

암호화폐도 화폐다. 원화 또는 달러처럼 중앙은행이 발행하지 않을 뿐이지 법정 화폐가 가지는 속성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모든 암호화폐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앙은행이 아니라 개인이나 조직체가 화폐 발행권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 기술에 의한 혁신 차원이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난 이것을 일전에 '토큰 이코노미'로 명명한 바 있고 이와 관련 내 생각들을 '토큰 이코노미 선언문'에 담은 바 있다. https://steemit.com/kr/@mechuriya/declaration-of-token-economy

각설하고, 우리나라의 통화 관련 인플레이션을 살펴보자. 한국은행 통계치는 2011년부터의 광의통화(M2) 통계치를 보여주는 데 2011년에서 2017년까지 4.2%에서 8.6%의 인플레이션 률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통화량과 인플레이션)

미국의 경우는 많이 심각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대비 2017년의 통화량은 거의 4배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률이 400%가 넘는다. 이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돈을 신문 찍듯이 마구 찍어냈단 얘기다. 그래도 전세계 모든 이들이 미국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신뢰)이 있기에 달러는 결코 붕괴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2008년의 금융위기와 이에 대한 반감으로 나온 월가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가 사회 및 정치적 변화의 길로 강력한 암호 및 개인 정보 보호 기술을 널리 사용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이퍼펑크(Cypherpunk) 트렌드와 만나 첫 암호화폐 비트코인 탄생의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이 암호화폐가 현재 Fiat Money(법정 화폐)를 위협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첫 2년간 인플레이션율은 100% 이상 되었다. 인플레이션율이 100% 이상이란 의미는 매년 추가로 100% 이상 화폐를 발행하였다는 의미이다. 2010년 비트코인 발행 이후 2013년까지는 연평균 30% 이상의 신규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렸다. 2015년 중반 이후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2018년에는 4.13%로 신규 발행량이 줄어들었다. 


스팀도 초창기 1년 동안은 100%가 넘는 인플레이션 률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2016년 12월 16번째 하드포크 이후 10% 이하로 인플레이션률을 조절하고 있다. 그리고 16번째 하드포크 이후 1년이 조금 넘는 현재 267,966,168STEEM이 발행되어 있다. 아래는 스팀의 인플레이션률과 화폐발행량 그래프다. 스팀은 16번째 하드포크 이후 20.5년간 발행되고 매년 0.5%P 씩 감소한다. 


미국 달러가 통화량이 4배 넘게 증가되면서도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10% 밖에 하락하지 않는 신뢰감을 보여주었다면, 스팀은 2016년 4월 $0.64로 데뷔해서 커뮤니티 가입자가 80만명을 돌파한 현재 $3.48로 가치가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스팀 통화량은 2배로 증가하였지만 인플레에 대한 우려보다는 커뮤니티 활성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스팀 가치는 5.4배 상승하였다.



고무적인 것은 스팀의 고래들은 대부분 스팀이 아니라 스팀파워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기능을 하는 스팀파워의 존재, 거기에 스팀파워를 보유하고 있어야 스팀잇 내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 10% 이하로 점진적 하락하는 인플레이션률을 보여주는 점 등은 스팀의 가격 안정성에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이다. 


이거 너무 경제학적으로 접근해서 미안하다. 쉽게 쉽게 설명한다고 하다 보니 길어졌다. 그렇지만 스팀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려는 이들은 분명 인플레이션 스킴과 유동성 흡수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 화폐의 가격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밤 11시가 넘었다.

블록체인 메카 신논현 패파는 아직 불이 꺼지지 않는다.

독한 놈들.


나는 간다. 너는 일해라.

이건 뭐지 또 뒤쳐질 것 같은 느낌 ㅋㅋ


#스팀잇 #스팀파워 #스팀인플레이션 #스팀화폐발행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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