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사는 친구가 주말 동안 다녀갔다. 마지막으로 봤을 땐 친구 부부와 5개월 아기와의 조촐한 만남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느덧 8살이 된 첫째와 4살, 2살의 꼬맹이들이 함께 들이닥쳤다. 미니언즈처럼 바나나를 외치며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체감온도 53도였던 이 더운 날씨에 관광을 다녀서일까? 잠을 줄여가며 밀린 얘기를 나눠서일까? 오늘은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이가 셋인 친구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나로서는 그 상황이 너무나 신기했기에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렇게 해서 얻은 답변들.
- 아이들은 유아원, 유치원에 다닌다.
- 친구는 주당 30시간을 근무한다.
- 주 4일은 집에서 근무하고 하루는 회의를 위해 출근한다.
- 친구는 현재 파트 타임 형태로 일하지만, 원하면 언제든 풀타임으로 변경할 수 있다. 반대로 풀타임 근무자도 파트 타임으로의 변환이 언제나 가능하다.
- 파트 타임의 시간도 계약에 따라 변경 가능할 수 있다. (주당 20시간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한다.)
- 남편 역시 종종 자유롭게 집에서 근무한다.
- 산모의 경우 출산 전 6주, 출산 후 8주 동안 유급 휴가를 얻는다. 최장 3년간 육아 휴직을 쓸 수 있고, 그중 1년은 주에서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최대 수령액이 1,800유로로 제한되어있어 일찍 복직하는 경우가 많다.
- 독일 또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편은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남편의 경우 출산 휴가는 1일이다.
- 대학교 등록금은 한 학기에 1,000유로. 특정 전공이 유명한 대학교가 있지만, 대학교 간의 서열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집 근처 대학교에 진학한다.
그 와중에도 열정적으로 줌바를 배우러 다니는 내 친구, 일주일에 2~3번은 친구들과 농구를 한다는 친구의 남편. 치열하게 살면서도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출 줄 아는 그들이, 그리고 그 환경이 부러웠다.
그런데 독일은 세율이 높다. 소득의 4~50% 정도. 역시 유토피아는 없다.
스팀(Steam)에서 오버쿡드2 게임을 구매했다. 키보드를 반으로 나눠서 남편이랑 같이 하는데 그래픽도 귀엽고 꽤 재밌다. 다행히 중독성이 강하지 않아서 딱 2~30분만 하고 끝낼 수 있다. 커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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