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부터 집에 걸어 둘 밝은 그림을 찾고 있었다.
이슬람 국가인 UAE는 사람, 동물에 대한 그림이 우상 숭배를 야기 시킨다고 믿어 그림은 대부분 글자로 만 이루어져 있다. 또한 가끔 발견할 수 있는 패턴 그림들도 거의 어두운 색이라 집 안에 걸고 싶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여행 때 마다 길에서 파는 그림을 눈 여겨 보게 되었는데, 작년 로마 어느 길거리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5월의 아말피 그림을 구했으나 베로나 기차역에 두고 와버렸다.
한국에 거주할 땐, 집안을 트렌드에 맞춰 북유럽 풍으로 꾸미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도 센스도 없어 결국 신혼 때 샀던 가구를 그대로 썼다.
UAE로 온 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의 집에 초대 받을 기회가 있었다.
일본 사람의 집에선 일본 특유의 그릇과 주방에 걸린 장식 천을, 인도 사람의 집에선 조그마한 힌두교 제단을, 벨기에 사람의 집에선 유럽 풍의 식기와 장식장, 찻잔 세트를, 말레이시아 사람의 집에선 중국 풍의 장식품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 있는건, 까사미아와 이케아에서 사온 가구. 여기저기서 틈틈히 산 그릇들.
누군가를 초대했을 때, 한국 사람의 집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부산역에서 그림을 전시/판매 하는 것을 보았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밝은 색의 그림이 많아 한참을 보다가 발견한 작품. '유채꽃밭'.
4월의 우도가 생각나는 이 그림을 보며, 우리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제주도 여행을 권할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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