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면 이곳의 음식이 특별하게 맛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푸르른 나무 그늘에 앉아서 현지의 아침식사를 먹어보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였기에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KARGEEN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여러 소품과 식물로 꾸며진 세련된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되돌아보면 한 나라의 수도인데 왜 시골 마을이라고 생각했던 건지 모르겠다.


실내에도 좌석이 많았지만, 2월 한창 날씨가 좋을 때 갔던 우리는 야외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야외에선 레스토랑에서 피워 놓은 중동 특유의 향료 냄새가 났지만, 부담스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고 보니, 사막 나라보다는 오히려 비가 많이 내리는 열대 지방에 여행 온 기분이었다. 비록 무스카트가 바다 옆에 있지만, 이곳 역시 강수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덥고 건조한 여름을 보낼 텐데 어떻게 이런 광경을 유지할 수 있는지 신기했다.
이곳에서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의 아침 식사가 가능했다.
- 영국식 아침식사
- 아랍식 아침식사
- 오만식 아침식사

마침 우리도 세명이었기에 각각 하나씩 주문했더니, 테이블에 남는 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음식이 서빙되었다.
1. 영국식 아침식사
토스트, 잼, 버터, 커피, 계란, 비프 소시지, 베이크드 빈으로 구성되었고 크게 특이한 점은 없었다.
2. 아랍식 아침식사

왼쪽 위 토마토가 올려진 것은, 누에콩을 주 재료로 레몬, 마늘, 양파, 여러 향신료를 넣고 만든 중동식 아침식사로 파울 무다마스(فول مدمس)라는 이름의 음식이다.
그 옆의 빵은 자타르 마나키쉬로, 얇은 피자 도우에 올리브유를 섞은 자타르(말린 타임, 오레가노, 바질, 참깨, 소금 등을 혼합한 향신료)를 발라 구워낸 것인데, 한 번 만들어 놓고 냉동실에 얼려두면 며칠간 먹을 수 있어 아침식사로 먹기 편한 음식이다.
이외에도 피타 브레드, 중동식 크림치즈인 라브네, 그리고 올리브, 오이와 함께 할루미 치즈가 구워져 나왔는데, 과연 이게 한 사람이 아침으로 먹을 수 있을 양인지는 의문이다.
3. 오만식 아침식사

오만식 아침식사는 오만식 빵인 라칼(음식 첫 사진 왼쪽 위에 찍힌 얇은 빵), 오만식 토마토 볶음, 맛살라 병아리콩 볶음, 계란 볶음, 꿀을 곁들인 빵, 계란 프라이를 얹은 카다몸 향의 달콤한 버미셀리가 제공되었다.
병아리콩, 계란 볶음에서 단백질이 보충되긴 했지만, 단맛의 버미셀리에 꿀에 버무린 빵, 라칼까지 먹으니 왠지 탄수화물을 너무 심하게 섭취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랍에미리트에도 이와 비슷한 전통 아침 식사가 있는데, 이들이 이렇게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아침 식사로 먹었던 이유는 유목민으로 살기 위해 많은 열량 섭취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상같이 생긴 이 좌석을 보니, 고등학교, 대학교 때 친구들이 생각났다. 다 함께 이곳에 온다면 몇 시간이고 굴러다니며 수다 떨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이곳에선 주류를 팔지 않아 얼마 머무르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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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정보
Kargeen Restaurant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