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여행] 본격 갤러리 탐방 : 런던 현대미술 (2)




로얄 아카데미 아트페어 : 관객층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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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미술로 오랜 전통과 유서깊은 곳, 로얄아카데미로 향했다. (로얄 아카데미 뒷 골목엔 소규모 현대갤러리들이 몰려있기도 하다.) 내가 방문했던 날에 열렸던 전시는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마치 아시아프 같은, 세계 각국의 젊은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정기적인 아트페어였다.

물론 주최기관의 취향과 아트페어라는 속성이라는 변수를 고려할 때 이것이 런던 동시대 미술을 대변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라도, 21세기 현대미술의 발화지에서 대규모 아트페어를 볼수 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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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는 권위있고 유명한 아트페어인 듯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놀라웠던 점은 북적대는 관객 중 80%가 흰머리 지긋한 노인들이었다. 역시 컬렉터 강국인가. 그리고 항상 빠지지 않고 보이는 그림 앞에 줄줄이 앉아 설명을 듣고있는 어린이 그룹들..왜 영국이 예술 강국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었다.

작품들은 사실주의에 기반을 둔 작품들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자유로운 형식의 그림들, 내가 좋아하는 경쾌한 붓질의 그림들이 많았다. 확실히 형식적인 면에서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보다 다양성이 단연 돋보였다.



화이트 큐브 갤러리 : 주인공은 작품 아닌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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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꽤 영향력이 강한 현대미술 갤러리, 화이트큐브 갤러리로 향했다. 전시장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해서 외관만 담았다. 과연 그 곳 내부는 이름만큼이나 정말 완벽하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하얗고 네모난 '화이트큐브'의 모습이었다.

전시 역시 그 완벽하고 영원한 공간을 찬양이라도 하듯 적절한 제스쳐를 취하며 디스플레이되어 있었다. 아마 그 곳은 그 어떤 작품들이 온다고 해도 갤러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들러리만 될 뿐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갤러리의 하얀 벽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순수하고 중성적일 것 같은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갤러리는 사실 가장 정치적인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공간이다. 화이트큐브 갤러리의 전시도 마찬가지였다. 전시되고 있는 것은 벽에 걸린 작품이 아니었으며 화이트큐브 그 자체였다.



사치 갤러리 : 기준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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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해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영국 현대미술을 이끌다시피 했던 사치 갤러리로 향했다.

명성만큼이나 갤러리 건물은 거의 미술관급 크기였는데 들어가는 입구는 심지어 그리스식 기둥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대영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같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명작들을 전시하는 건물의 외관이 그렇듯, 사치갤러리도 이 장소가 검증된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장소라고 말하는 듯했다. 권위와 자부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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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 갤러리 내부는 엄청나게 넓었고, 보는 데 한참 걸렸다. 내게 볼만했던 작품들을 선별하여 몇 장 사진을 찍어봤다. 그러나 사치 갤러리 전시 전체를 둘러본 총평은...

자, 솔직한 감상평을 써 보자. 당췌 모르겠다. ...어떤 분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비단 현대미술에 대해 이것이 처음 느끼는 감정은 결코 아니지만 오늘 역시 혼란스러웠다. 국가와 장소를 막론하고 보여지는 보편적인 광경이다. 권위있는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만인의 공감을 이끌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대부분 끄덕끄덕할거라는 기대가 여전히 외면 당한다. 한국도, 미국도, 유럽도 마찬가지다. 눈 앞에 사치가 있었다면 눈을 세모로 뜨고 따지듯 물어봤을 것 같다. "도대체 기준이 뭡니꽈아~~!!"

그들은 정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뒤떨어진 것인지, 훌륭한 것을 보는 감식안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예술계의 운영방식이 일종의 정치적 관계에 따라 흘러가는 것인지, 아니면 집단적 최면에 걸리기라도 한 것인지, 도대체 기준을 모르겠다. 현대미술 갤러리를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정말, 이 먼 곳 까지 와서 괜히 시간낭비만 하는게 아닌가 싶다.




@thel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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