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kr-pen 공모전을 계기로 스팀잇에 올린 최초의 일기에 이어 일상을 자주 써보려고 한다.
@kiwifi님이 대문을 만들어주신지는 꽤 됐는데(감사!), 이제야 활용을 한다. 일기 제목을 뭘로 할까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대문에 써주신 대로 해보기로 했다. '제이미의 일상기록'.
사실 내가 프로불편러마냥 소소한 수정을 여러 번 요청해서 나온 결과물인데, 결국 수정 전과 후 둘 다 나름대로 쓸모가 있어 보여서 둘 다 쓰기로 했다. 일명 '평소 표정'과 '기뻐하는 표정'.
비웃는평소 표정
놀리는듯한기쁜 표정
원래는 번호를 붙이든 안 붙이든 다양한 이야길 하려고 했는데, 대문에 고양이가 많아서 고양이 얘길 해본다.
대문 중앙에 귀 접힌 고양이가 그려져 있는데, 아마 대가족의 중심 아빠냥 몬티를 그려주신 것 같다.
정면을 보고 있는 몬티, 소파 등받이에 올라간 첫째 부인 까뮤
사실 아빠냥 몬티뿐 아니라 딸래미들은 다 귀가 접혀 있다. 새까만 딸이 셋이나 된다.
몬티와 토니의 큰 딸,
눈깔귀신딘(Dean). 내가 제대로 된 카메라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까만 애들은 원래 사진으로 찍기 힘들긴 한데, 하여간 눈이 엄청 큰 애다.
내가 키우는 대가족은 귀가 접힌 폴드와 귀가 서 있는 스트레이트, 그 외 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몬티(아빠) - 스코티쉬 폴드
까뮤(첫째 부인) - 아메리칸 숏헤어
토니(둘째 부인/애들 엄마) - 스코티쉬 스트레이트
딘(첫째 딸) - 스코티쉬 폴드
휴(둘째 딸) - 스코티쉬 폴드
젬(첫째 아들) - 스코티쉬 스트레이트
루(셋째 딸) - 스코티쉬 폴드
숀(둘째 아들) - 스코티쉬 스트레이트
몽땅(입양아) - 코리안 숏헤어
첫째 부인인 까뮤는 자식 낳기를 거부한 경우다. 몬티보다 연상으로, 어느 분이 키우다가 개인적 사정으로 내게 오게 됐다. 튼튼하고 강인한 성격을 가졌고, 그래서인지 귀가 축 쳐진 강아지 같은 몬티가 우스워보인 듯도.
몬티의 첫째 부인, 까뮤
입양아 몽땅을 제외하고, 몬티의 자식들은 전부 한글로 표기할 때 외자 이름으로 하려고 지은 이름들이다. 내가 옛날 영화를 좋아하니까 딘이 제임스 딘에서 따온 거냐고 묻는 분들도 가끔 있는데, 아니다. 그냥 외자로 지으려다보니...휴도 마찬가지다. 딘하고 휴는 한 배에서 태어난 자매이다.
딘은 여성스럽고, 휴는 낯가림이 있고 소심하다.
그들도 어릴 때는 엄청나게 까불었는데, 그들의 기에 눌려서 빌빌대는 작은 막내 형제도 하나 있었다. 두 누나가 사방을 휘젓고 다니면 조용히 내 옆에 와서 웅크리고 있던 남자아이. 그 애는 아들인데도 폴드로 태어났는데, 믿을만한 분을 찾아서 입양 보냈다. 소식도 전해 듣는다. 이름은 무강이라고 지으셨단다. 무강이가 입양간 날, 엄마 토니는 새벽까지 막내를 찾으면서 울었다.
그 후에 젬, 루, 숀 그리고 다른 남자아이가 하나 태어났다. 사실 아빠 몬티를 중성화 시키려고 날짜까지 잡았었는데 그 새 생겨버린 아이들이다. 그 다른 남자아이는 먼저 입양간 무강이네로 가서 둘이 잘 지내고 있다. 이름은 만수라고 한다.
숀의 경우 예전에 소개 글을 쓴 적이 있다.
숀 어릴 때 모습(미공개 사진)
사실 숀이 너무 아빠 닮고 하는 짓도 이쁘고, 루와 젬은 앞서 태어나서 다 자란 딘, 휴처럼 까만 아이들이라 조금 관심을 덜 받은 면이 있다. 숀이 막내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루와 젬은 지금도 각별하다. 젬이 루의 (나오지도 않는) 젖을 먹는 시늉을 종종 내기도 한다.
루는 요즘 별명이 루새끼다. 너무 애가 당돌하고, 기회만 닿으면 이모뻘인 까뮤를 괴롭힌다.
사실 루의 그런 면모는 애기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자꾸 숀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어서 당시에는 잘 몰랐다.
루와 젬은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의 주인공 남매의 이름이다. 거기서도 루는 오빠인 젬을 은근히 보살피는 당돌한 여자아이다.
요즘 자란 루는 귀가 접힌 폴드이긴 한데, 어설프게 솟은 듯 접힌 듯 한 귀라서, 마치 꼬마 악마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입툭튀라서 딘보다 생김새가 이쁘지 않기는 한데, 비슷한 수준으로 눈깔귀신이다.
사실 소소하게 자주 혼나는 건 숀이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숀! 하면 조용해진다.
그에 비해 루는 보통 까뮤를 괴롭혀서 혼나는데, 최근에는 자기 자신이 다칠 수도 있는 사고를 몇 번 쳤다.
루새끼의 최신 만행 위주로 써보고 싶지만 생각만 해도 피곤해져서, 다음으로 미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