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레도 여행기] 톨레도 위치에 대한 야매 풍수지리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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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도르 전망대에서 톨레도 시내를 한눈에 살펴보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지 못한게 아쉽지만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가져왔다.

여행은 젊었을 때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이 무슨 뜻일까? 아마도 여러 곳을 둘러보려면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자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면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둘러보아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여행자 그러나 이러한 여행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초장끝발 개끝발’이라는 말, 아니 좀더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작심삼일’과 같이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서 온동네를 다 둘러보고야 말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시작하다가 결국에는 지쳐 나가떨어진다. 지침의 속도가 빠르냐 느리냐는 그 다짐을 굳건하게 유지시켜주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주는가에 달려있다. 그래서 정력이 남아도는 한창 젊은 나이 때 여행이 필요한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물론 방법이 있다. 돈이 아주아주 많으면 된다. 가이드와 함께 쉬엄쉬엄 황제같이 천천히 자신의 몸을 실은 운송기관에 의탁하면 된다. 거기다가 넉넉한 시간이 보장되면 된다. 한마디로 여유롭고 호사스러운 부자면 된다. 물론 부자인데도 사서 고생하는 얄미운? 종자들도 있긴하다.

나는 시간도 돈도 부족하다. 그러나 ‘둘러보아야 할 곳이 엄청나게 많다?’는 마음뿐이다. 그런데 사실 둘러보아야 한다는 의미부터 제대로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둘러보아서 남는게 뭔가? 내 몸땡이가 왔다가 갔다는 피터표 사진 여러 장의 후다닥 증명? 그러한 사진을 찍었다손 치더라도 먼훗날 다시 되돌아보지도 않는다. 어디 구석탱이에 처박혀서 잊혀진다. 물론 요즈음은 디지털 시대라 데이터로 저장될 수 있기는 하다.

그래서 나는 특정한 목표를 세워 여행하는 것을 추구한다. 내가 여행 전기(前記)에서 서술하였듯 고대 수도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여행지에 오면 이것저것 보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것이 인간의 심리일 것이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된 이 시대에 ‘톨레도’라는 키워드를 치면 정보가 너무 넘쳐나서 선택하기가 어렵다. 백화점 진열장의 샤방샤방한 상품들처럼 둘러보고 싶은 곳이 넘쳐난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심사숙고 없이 우선 내 마음에 쥐고 보는 것이 당연한 심뽀이다. 인간 종자에게 원래 욕심이라는 프로그램이 내재 되어서 이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욕심을 잘 제어하여 ‘목표’라는 방향에서 샛길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몸도 마음도 개고생할 뿐이다. 그리고 지쳐버리고 나중에는 ‘에라! 모르겠다.’가 되어버린다. 물론 샛길로 빠진 것이 의외의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 그것을 우리는 인연이라고 부른다.

톨레도에서 3일을 자고 떠나야 한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디를 어떻게 둘러보아야 할지 앞이 캄캄하였다. 우선 잠부터 자고 일어나보니 4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 시차의 문제일 수도 아니면 잠자리가 바뀌는 것(물갈이)에 대한 예민함 때문일 것이다. 아침 이른 시간에 톨레도의 남북을 횡단하였다. 숙소가 시내 중심가 남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정처 없이 걸어 다녔다. 톨레도는 고맙게도? 조그만 마을이라 2시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고 하는데, 온통 ‘돌 천국’이다. 건물도 돌, 바닥도 돌, 좀 걷다가 보니 흙을 밟고 싶어졌다. 푹신한 맛이 없다. 다른 유럽의 고도시도 이러하겠지? 그리고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사람의 습성과 달리 여기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별로 눈에 띄지 않고 한산하다. 아침 8시정도이면 복잡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아침부터 이따금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자동차들의 방구 냄새 때문에 고도시를 걷는 감흥이 약간 반감된다. 이곳은 주로 일방통행이다. 이차선 도로는 없다. 단지 제법 큰 광장이 있을 뿐이다. 이 또한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매력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아침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냥 그 소리를 쫓아 따라 들어간 이곳은 ‘예수회 수도원(San Ildefonso/Jesuit Church)’라고 한다. 출입문이 모두 폐쇄되어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과 달리 출입문이 큼직한데 모두 닫혀 있다. 다른 문이 있어서인가? 내가 이방인이라서 잘 몰라서 그런 것일까? 한국의 교회, 성당, 절집들은 모두 개방되어 그냥 들어갈 수 있는 데 그렇지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이곳은 잘 알려진 관광명소가 아닌 것 같은데도 그렇다. 그렇다고 이른 아침에 무작정 입구 찾아 들어갈 뻔뻔함도 없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도 돈내고 들어가야 한다. 톨레도는 가정집빼고 왠만하면 돈내고 들어가야 한다. 음식점은 당연히 음식값을 내니까 꽁짜가 아니지. 유럽이 다그런가?)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67㎞ 떨어진 지점에 있다. 그리스도교·아랍·유대 문화가 하나로 융합된 도시이다. 1085년 알폰소 6세에게 점령당한 후 카스티야 왕국의 정치적·사회적 중심지가 되었다. 1560년 수도가 마드리드로 옮긴 후 중요성이 약해졌다. 스페인 문화를 잘 대변하는 곳이어서 시 전역이 국립기념지로 선포되었다. 고딕 양식 대성당들 가운데 가장 스페인적이라고 평가받는 이 시의 대성당에는 엘 그레코, 고야, 반 다이크 등 화가들의 그림들이 소장된 박물관도 있다. 톨레도에서 생산되는 강철과 특히 검은 오랜 시대에 걸쳐 명성을 얻어왔는데, 이미 BC 1세기 그라티우스 '팔리스쿠스'의 키네제티카에 언급되어 있다. 다음백과


풍수지리의 개념도와 서울의 지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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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북서쪽에서 북동쪽을 향하여 바라본 타구스강 주변 경관

아침에 톨레도 마을의 북서쪽의 지대 높은 곳에서 주위의 펼쳐진 경관을 바라보았다가 문득 풍수지리의 ‘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본다)’ 지형도가 생각나서 톨레도 역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찾아보고 나의 검색본능이 발동되었다. 풍수지리의 고전인 금낭경(錦囊經)에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氣乘風則散 界水則止 故謂之風水
기승풍즉산 계수즉지 고위지풍수 (기(氣)가 바람을 타면 흩어져버리고 물에 닿으면 머문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풍수라고 말한다.)
 
風水之法得水爲上 藏風次之
풍수지법 득수위상 장풍차지 (풍수의 법은 물을 얻는 것이 으뜸이고 바람막이가 되는 땅이 그 다음이다.)




톨레도의 구글맵 캡쳐

파라도르 전망대에서 보는 톨레도의 경관은 풍수지리의 ‘배산임수 지형도’와 유사하다. 동양의 전통 자연철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氣)는 생명 에너지인데 물자가 풍부하여 사람이 모일 수 있는 터전이 형성되려면 이 기(氣)를 잘 순화시켜 갈무리하는 위치가 필요하다. 기(氣)는 바람을 타기 때문에 강폭인간이 사용할 만한 자연물은 대부분 억세다. 특히 에너지원은 거칠고 무정하다. 태풍, 석유, 태양열을 생각해보라.하여 지세를 이용하여 부드럽게 갈무리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기(氣)는 물을 만나서 멈추어 모이게 된다. 따라서 ‘바람’과 ‘물’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지형이어야 좋은 풍수지리의 터전이 된다. 옛날 사람들의 경관생태학은 이렇게 자연적으로 형성된 삶의 터전을 자연 혹은 인공물에 비교하여 묘사하곤 했다. 예를 들어 ‘닭이 알을 품는 형국’이라던지 ‘배가 닻을 내리고 정박하고 있는 형국’ 등.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입맛에 맞게 터전이 주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이상적인 터전에 부족한 것을 채워주어야한다. 이것이 바로 비보풍수라고 불리는 한국의 양택풍수이다.

‘배산임수 지형도’처럼 ‘터’를 중심으로 산이 포근하게 둘러싸여 바람막이를 해주고 산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영양물이 퇴적되어 생명의 터전이 물이 있는 주변에 모이게 되어 자연 생태계가 다양하게 된다. [색인] 업데이트 스티미안 자연사(自然史) 박물관 /경관생태학과 풍수지리에 대한 단상


타구스강을 중심으로 생태적 다양성이 일어난다. 톨레도의 서쪽 산마르틴 다리를 건너서 맞은 편을 찍은 사진인거 같은데 하도 많이 찍어서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곡창지대가 펼쳐진 사진을 찍었는데 찾아봐도 없다. 그래서 이 사진으로 대체한다.

스페인에는 4대 산맥(바스크, 시에라네바다, 칸타브리아, 피레네)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북쪽에서부터 고지대의 산맥이 내려 보내준 산의 정기가 톨레도의 타구스강(Rio Tajo)을 만나 모이게 된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야매 풍수지리학적 고찰)


스페인 지도(출처에서 톨레도의 위치와 산맥을 표시를 하여 올림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남동쪽에서 타구스강 둘레길을 따라서 북동쪽까지 천천히 걸어보았다. 지세가 웅장하고 강의 물살이 세게 느껴진다. 오늘(2019년 5월 8일)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톨레도의 지형(고지대)과 강이 거친 바위들로 둘러싸여 형성된 천연 요새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톨레도에서 강철 검참조이 특산물이 되었나 보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니 전통 칼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점원 몰래 칼을 빼려고 시도했다. 무지하게 무겁다. 옛날 무사들은 아마도 이거 들다가 어깨 많이 망가졌을 것이다. 칼의 무게 때문에 날카로운 칼에 베이는 게 아니라 짖니겨지는 고통의 상처로 죽어갔던 것이 아닐까? 영화에서 보는 날렵함과는 거리가 멀 것 같다. 이거 들다가 골병난다. 더더군다나 중세에는 지금처럼 개폭식이 가능하기나 했을까?


동쪽의 알칸타라 다리(Alcántara Bridge)를 건너서 톨레도 바깥에서 바라본다. 고지대의 알카사르(Alcazar} 요새가 보인다.


강철검 상점에서 찍은 사진 한컷


참조: 강철검은 오행에서 금(金)에 해당한다. 돌덩이도 금(金)이다. 금(金)의 기운이 톨레도에 가득 모여있나 보다. 또한 금(金)은 서녘/해가 지는 저녁의 시점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 시간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냉혹한 성정도 있지만 묵상하기 좋은 시간이다. 그래서 이 조그마한 마을에 성당, 수도원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마치 영적인 전투기지인 것같은 느낌이다. 다른 유럽도 마찬가지일까? 잘 모르겠다.


2019년 5월 9일(목)은 서쪽의 타구스강 둘레길을 따라서 걸었다. 전날의 경치보다 좀 더 순화된 느낌이고 조용하고 펼쳐진 경치가 수려하다. 어제 날씨가 비바람이 와서 그럴지 모르겠으나 오늘도 역시 바람이 세차고 이에따른 타구스강의 물결도 세찬 편이다. 한국과 달리 주위의 산이 겹겹이 둘러싸여 있지 않기 때문에 바람막이가 되어주지 못하는 까닭도 있는 것같다. 그래서 톨레도 도시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바람길을 최소화하게 설계된 것도 같다. 톨레도가 언덕에 형성된 도시이고 돌집들이 미로처럼 다닥다닥 모여있어 적들이 침투했을 때 매복을 이용해서 방어 공격하기 쉽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집의 꼭대기에서 좁디 좁은 골목길에 뜨거운 물만 퍼부어도 적들은 ‘앗 뜨거워!’하면서 고생 좀 했을 것이다. 톨레도의 중앙은 톨레도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는 톨레도 대성당의 사잇길이다. 차량 한대 지나갈 정도의 폭이고 사람이 걸어갈수 있는 보도블록이 좁게 깔려있다. 이보다 훨씬 더 좁은 골목길이 무지하게 많다. 가이드들도 간혹 해맨다고 한다. 이 또한 톨레도의 매력이라고 한다.


서쪽의 산마르틴 다리(San Martín)위에서 찍은 사진, 개인적으로 톨레도의 서쪽 지역이 나와 코드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연인들이 찌찌뽕하는 것이 좀 거시기 했다. 밤에는 더할 것이다.





-계속-





스페인 여행前記


프롤로그
수도원 문화의 성격
Fabada Asturiana 스페인의 순대국?
500년 이상된 스페인 수행자의 밥그릇
절벽위에 세워진 수행자들의 공동터전
동굴이 왜 수행자들의 공부방이 되는가? 자발적 고립은 양날의 칼
돈키호테에게 보여진 풍차: 일수사견(一水四見)
성모님의 염화미소?
영혼의 성(서양 수행자들의 신체관)/아빌라


이태리 여행 前記


1,000년 전통의 수도원 약국
베네딕토 영성을 찾아서


독일 여행前記


중세 시대 여성 자연 철학자의 정신을 찾아서/힐데가르트 폰 빙엔





[톨레도 여행기] 톨레도 위치에 대한 야매 풍수지리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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