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 : 여행 사진전] 여행을 추억하다 #3-13. [UAE] 사막을 향해, Qasr Al Sarab Desert Resort.

image

어릴 때 처음으로 부모님을 졸라서 샀던 비디오테이프가 있다. 그건 바로 친구 집에서 봤던 '알라딘'이었다. 영화를 통해 빠져들었던 사막, 그리고 중동의 풍경이 나를 아부다비로 향하게 한 하나의 잠재적인 요인이었을까?


아부다비에 오기 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그것은 Qasr Al Sarab Desert Resort라는 곳으로 내가 상상하던 사막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었다.

아부다비에서 가까운 사막은 편도로 40분 만에도 갈 수 있지만, 붉은빛이 감도는 광활한 사막을 보기 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경과 가까운 Liwa 사막까지 가야 하며, 편도로 3시간가량 소요된다.

Screen Shot 2019-01-11 at 10.25.32 PM.jpg

아부다비에 왔던 첫해에 리와 사막의 또 다른 여행지인 Moreeb Dune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점심 먹다가 갑자기 결정한 것이라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사막에 도착했고, 해가 지는 것을 보고 근처의 호텔을 찾아 저녁을 먹고 별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니 밤 12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그때 그 피곤했던 기억으로 인해서인지 Qasr Al Sarab Desert Resort는 말로만 꺼낼 뿐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랬던 그곳을 드디어 지난달에 다녀왔다. 이번에도 역시 당일치기였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출발했기에 지난번만큼 피곤하진 않았다. 다만 가는 길이 워낙 휑해서 너무나 지루했달까. 유튜브로 듣는 두시 탈출 컬투쇼는 이럴 때 참 도움이 된다.


160km/h. 구간이 길진 않다.


그날 아침 따라 구름이 가득해서 차창 밖으로 빛내림이 보였다. 차 안에서 연신 셔터를 누르자 남편도 아쉬웠는지 결국 간이 휴게소에서 정차해줬다. 이런 모습이 목적지에서도 펼쳐지길 바랐지만, 아쉽게도 그곳엔 구름이 없었다.


2시간 반쯤 운전 후 드디어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왔다. 이후 좁은 길로 들어섰는데 그곳 검문소 직원이 운전자의 ID를 확인 후 들여보내주는 것으로 보아 여행자의 경우 여권을 지참해야 할 것 같다.

검문소에서 리조트까지는 높은 모래 언덕으로 둘러싸인 길이 20분 정도 지속된다. 사실 오가는 차도 별로 없어서 잠시 정차하고 사진을 찍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달렸다. 참고로 차를 주차하기 위해 도로 옆의 모래사막으로 빠졌다간 큰일 날 수도 있다. 우리 차도 나름 SUV라 Moreeb Dune에 갔을 때 무턱대고 모래로 잠깐 들어섰다가 바퀴가 빠져서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하필 그 상황에서 네트워크도 잡히지 않아 진땀을 뺐는데, 20여 분을 씨름 후에 운 좋게 빠져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단, 사막에 들어가기 전에는 바퀴의 공기압을 빼야 하고, 오르막길에서는 멈추면 안 된다. 또한 사막 드라이브는 빠질 것을 대비해 2대 이상이 함께 움직여야 하고, 물도 한가득 싣고 다녀야 한다. 물론 빠졌을 경우를 위한 삽과 다른 도구도 필요하다. 또한 아부다비나 두바이에서는 사막 드라이빙을 위한 운전 교습도 따로 운영한다.


드디어 리조트 입구에 도착. 뭔가 아랍의 요새에 진입하는 기분이다.


12월에 방문해서인지 이곳 리조트는 아랍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면서도 곳곳이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꾸며져있었다.


이곳에 여행 가던 당시 잠시 불면증에 시달렸었다. 결국 밤늦게까지 잠을 못 이루다가 새벽에 잠들었고, 해 뜨기 전에 출발하자던 계획과는 달리 오전 7시를 넘은 후 아침도 못 먹은 채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때문에 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허기부터 달래기로 했다.

나의 아침은 터키시 커피. 평소에도 자주 주문하는 메뉴지만, 이곳에서 사막 풍경을 보며 마시는 터키시 커피는 또 색달랐다.


이곳에 오기 전엔 작은 리조트를 예상했지만, 직접 와서 보니 규모가 꽤나 컸다. 본 건물 이외에 멀리 보이는 리조트 단지는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풀빌라 단지인데, 사막의 풀빌라인 만큼 1박에 150만 원이라, 아마도 내가 묵을 일은 없을 것 같다.


간단하게 먹은 우리는 저 멀리 보이는 모래 언덕에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굳이 올라갈 이유는 없는데, 올라가야만 할 것 같이 느끼는 것은 우리만이 아닌 듯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층으로 내려온 후 조경이 예쁜 리조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드디어 모래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이곳에서는 기온이 선선한 11월부터 4월까지 베두인(전통 유목민을 일컫는 말) 그릴과 시샤(물 담배)를 포함한 저녁을 즐길 수 있다. 원래는 부모님이 놀러 오시면 이곳에서 숙박하고 저녁도 즐기려고 했지만, 부모님은 40도가 넘는 한여름에 오시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어느덧 멀리 보이는 리조트

걸을 때마다 발이 푹푹 빠지면서 모래와 함께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사막을 걷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1.5L 물까지 준비했지만, 역시 모래 언덕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걷다 보면 단지 토할 것 같을 뿐 왜 걸어야 하는지,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도 잊게 된다. 결국 우리 역시 어느 지점에선가 멈췄다.



저 작은 발자국은 누구의 흔적일까?

그럼 내려가는 발걸음은 가벼울까?


답은 '아니다'이다.

언덕의 경사에서 미끄러지며 내려오다 보면 신발 안에 모래가 한가득 쌓여 신발이 굉장히 무거워진다. 두 번의 사막 여행을 경험한 후, 털어도 털어도 모래가 나오는 기구한 운명의 이 신발은 그렇게 이 여행 이후에 버려졌다.

사실 모래가 주원인은 아니었다. 나는 주로 뒤에 끈이 없는 샌들을 신고 다니는데, 플립플롭이 허용되지 않는 호텔이 많아 이를 대비해 이 운동화를 차에 여분으로 넣어 두었다. 그런데 여름이 되자 신발 밑창의 본드가 엄청난 온도를 이기지 못하고 다 녹아버렸다. 더 슬픈 건, 며칠 전 창고에서 내 등산화마저 그렇게 녹아버린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사막 체험은 인공호수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끝.


엄청나게 체력을 소비한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도 먹었다. 무타발(가지를 훈제해서 갈아놓은 것), 타불레 샐러드, 허머스와 함께하는 피타 브레드. 닭고기 꼬치구이. 그리고 아마도 '데저트 드림'이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은 칵테일까지. 칵테일 맛은 딱히 특이하지 않았지만, 냉기를 보존해주는 저 컵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식사 후 호텔의 측면을 통해 주차장으로 향했더니 정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 사진은 돌아오는 길에 만난 차를 타고 있는 낙타. 겨울에 간혹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전 글 : [UAE] 아부다비의 크리스마스
다음 글 : [UAE] 두바이 전통 시장 소개, UAE 기념품 추천


여행지 정보
● Qasr Al Sarab Desert Resort by Anantara - Abu Dhabi - United Arab Emirates

관련 링크
● https://www.anantara.com/en/qasr-al-sarab-abu-dhabi
● https://www.anantara.com/en/royal-pavilion-abu-dhabi


[응모 : 여행 사진전] 여행을 추억하다 #3-13. [UAE] 사막을 향해, Qasr Al Sarab Desert Resort.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imagead

H2
H3
H4
Upload from PC
Video gallery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31 Comments